1분기 매출 77조-영업익 14조…영업이익률도 늘어 내실 개선 2분기 메모리가격 반등 예상…연간 매출-영업익도 전년보다 늘듯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스마트폰 실적 호조에 힘입어 1분기(1∼3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공급난과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논란 등 대내외 악재에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연결 기준)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77조 원, 영업이익 14조1000억 원으로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7.8%, 영업이익은 50.3% 증가한 수치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6%, 영업이익은 1.7% 늘었다.
분기 매출은 3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 치우는 중이다. 지난해 3분기(7∼9월) 73조9800억 원으로 사상 처음 70조 원을 돌파하더니 4분기(10∼12월) 76조5700억 원으로 더 늘었고, 이번 1분기에 다시 최대치를 경신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실적은 최근 원화 약세(환율 상승)와 반도체, 스마트폰의 호조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는 1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8조7000억 원, 모바일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3조6000억 원으로 추정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난 데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도 시장 예측보다는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 스마트폰은 원가 절감 노력과 함께 국내 및 해외 판매량이 전작보다 양호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분기(4∼6월)부터 메모리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D램 출하량과 가격이 양호했고 경쟁사의 생산 차질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에도 반도체 부문 이익이 1분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한편 이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에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52주 최저가를 경신하며 좀처럼 힘을 못 쓰는 모습이다. 1분기 실적이 발표된 7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 대비 0.73%(500원) 하락한 6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1월 3일 7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던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6만9500원으로 6만 원대로 떨어진 뒤 6만∼7만 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