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승표 원장이 서울 남산에서 사이클을 타고 있다. 평소 건강을 위해 겨울엔 스키, 그 외의 계절엔 아이스하키를 즐기던 은 원장은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실내 스포츠를 할 수 없게 되자 실외 스포츠인 사이클에 빠져들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양종구 기자
“솔직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 나서 실내 링크를 닫는 바람에 운동 못 해 쌓인 스트레스가 엄청났죠. 겨울 스키 시즌이 지난 뒤엔 할 운동이 별로 없었어요. 그때 실외 스포츠인 사이클이 다가왔어요. 사이클은 신세계였습니다. 2020년 한 해 사이클 타고 전국을 정말 많이 돌아다녔어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키경기 의무 책임자였던 은 원장은 함께했던 의사들과 올림픽 이후에도 같이 운동하며 봉사활동을 계속하기로 하면서 2019년 ‘오싸디’란 모임을 결성했다. 올림픽 스키 경기 의무지원팀 사이클 디비전이란 뜻으로 겨울엔 스키를 타고 그 외의 계절엔 사이클을 탄다. 은 원장은 첫해엔 초보자인 데다 시간도 없어 제대로 탈 수 없었다. 코로나19가 그에게 큰 기회를 줬다.
업힐(언덕 오르기)에 빠져 서울 남산과 북악 스카이웨이를 올랐다. 새벽이나 저녁, 주말 시간만 나면 페달을 밟았다. 한 달에 한 번은 전국 투어에 나섰다. 그는 “보통 새벽에 수술을 하는데 수술이 잡히지 않으면 오전 6시 30분쯤 사이클을 타고 집을 나서 남산 정상까지 두 바퀴 돌고 집에 오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그럼 엄청난 에너지를 얻는다. 하루가 활기차진다”고 했다. 저녁에도 오후 8시부터 밤 12시가 넘더라도 시간 나면 오른다. 그는 “오후 9시 30분 이후엔 버스도 없어 자전거 타기가 더 좋다. 그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페달을 밟고 남산을 오른다”고 했다.
더 짜릿한 라이딩을 하려면 속칭 ‘동부 5고개’로 간다. 경의중앙선 양수역에서 출발해 벗고개∼서후고개∼명달리∼다락재∼유명산을 넘어 다시 양수역으로 돌아오는 70km 코스. 3시간 넘게 언덕을 오르내리면서 느끼는 ‘오르가슴’과 ‘내리가슴’을 통해 허벅지와 복근, 등배 등 코어 근육이 강화되고 심폐 지구력까지 좋아진다. 극한 신체활동이지만 몸은 오히려 새로 태어나는 느낌이라고.
서울 남산 성벽길 옆 계단을 오르는 은승표 원장. 그는 자전거 타기가 100세 시대 최고의 건강법이라고 말한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은 원장은 자전거가 최고의 건강 스포츠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전거는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체력 수준에 맞춰서 탈 수 있다. 체력이 따라주지 않으면 기어로 조정도 가능하다. 자전거는 타고 나가는 순간부터 운동이 시작된다”고 했다. 은 원장은 자전거 타기가 100세 시대 최고의 건강법이라고도 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