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달부터 국제선 대폭 확대… 여객 갑자기 늘어 혼란 발생 가능성 오후8시~오전5시 도착 운항 제한 “오후9시~오전4시로 줄이거나 코로나 이전처럼 없애달라” 요청 PCR검사 -음성확인서 제출 등 現검역절차 간소화 필요도 지적
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우리나라로 입국하려는 여행객들이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Q-code) 확인을 기다리며 길게 줄 서 있다. 인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3일 오전 7시 반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전날 결혼식을 올린 이모 씨(33) 부부가 여행용 가방을 든 채 체크인 수속을 하고 있었다. 지난해 이 씨 부부가 결혼을 준비할 때만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웠다. 두 사람은 고민 끝에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사이판으로 가는 정기 항공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신혼여행지를 변경했다. 이 씨는 “지난달부터 입국자 격리 면제가 시행된 데다 편도 비행시간도 4시간 안팎이어서 사이판으로 신혼여행을 떠나기로 했다”며 웃었다.
7일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1∼3월 인천공항 여객(입출국 포함)은 108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6만여 명)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6일 하루에만 1만964명이 인천공항에서 해외로 빠져나갔다. 지난해 하루 평균 출국객은 4465명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세계적인 방역 완화 추세에 따라 연말까지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코로나19 이전의 50%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현재 코로나19 이전 8.9% 수준으로 줄어든 국제선 정기 항공편을 다음 달부터 주 100회씩 늘릴 예정이다.
2년간 10편으로 묶여 있던 시간당 항공기 도착편수는 5월부터 20편으로 늘어난다. 성수기인 7월부터 30편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여객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이에 대비해 항공규제를 추가로 풀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항공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이 커퓨 해제 시간에 몰리면서 정상적인 운항이 어려워지거나 혼잡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국내에 취항하는 54개국 가운데 상당수 국가가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항공편 운항을 정상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검역 절차를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은 입국 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음성 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데 검사에 드는 비용과 시간적 부담이 여행심리 회복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부터 여객터미널 두 곳과 탑승동, 교통센터 등에 대해 하루 평균 800여 명을 투입해 시설을 정비하고 있다. 여객이 줄어 장기간 운영되지 않았던 체크인카운터와 입출국장에 대한 정비도 다음 달까지 진행한다. 활주로와 도로, 수하물처리시설 등도 테스트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항공 수요 회복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정부에 규제 완화를 건의하고 공항시설과 운영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