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FOMC 정례회의서 논의… 2017~2019년때보다 속도 2배 빨라 0.5%P 금리인상 ‘5월 빅스텝’ 무게 美증시 급락… 코스피 2700선 붕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향후 매월 950억 달러(약 115조7000억 원)씩 보유자산을 줄여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긴축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강도 높은 긴축 정책 예고에 6일(현지 시간) 미 증시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7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국 증시 역시 일제히 떨어졌다. 이날 한국의 코스피 역시 전일 대비 1.43%(39.17포인트) 내린 2,695.86으로 마쳐 13거래일 만에 2,700 선이 무너졌다.
연준은 6일 공개한 지난달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참석자들은 매월 미 국채 6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350억 달러를 줄여나가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2017∼2019년 양적 긴축 당시 월 최대 500억 달러씩 자산을 줄였던 연준이 2배가량 빠른 속도로 긴축을 진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보유자산 축소는 5월 FOMC에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참석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한 번 혹은 그 이상의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도 했다. 당초 3월 FOMC에서도 0.5%포인트 인상을 추진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0.25%포인트만 올린 점도 드러났다.
연준 고위 인사 역시 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는 6일 “물가상승률이 너무 높아서 우려스럽다.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연속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준 2인자로 그간 통화 긴축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조차 5일 “이르면 다음 달 양적 긴축에 돌입하고 속도도 이전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의 강도 높은 긴축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로 6일 미 나스닥지수는 2.22% 하락해 이틀 연속 2% 이상 급락했다. 7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1.69%),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42%), 홍콩 H지수(―1.49%) 등도 하락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