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포스트 코로나 공공의료기관 기능 회복과 방향성 정립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주영수 국립의료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공공병원의 수익악화가 메르스 사태의 약 10배에 달하며, 경영정상화까지는 최소 4년이 걸린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립중앙의료원은 8일 오전 ‘포스트코로나 공공의료기관 기능 회복과 방향성 정립을 위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코로나19 사태 발생 첫 해인 2020년 국립중앙의료원의 의료손익 감소율은 106.7%로 메르스 사태 당시의 10.4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2년간 중앙의료원 급성기 진료과들의 경영실적 또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원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0년 입원 환자는 56.8%(5만9359명), 외래 환자는 18.7%(4만362명), 입원수익 49%(275억7000만원), 외래수익 5.7%(21억1000만원) 줄어들었다. 다만 의료원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있었던 2015년 당시, 전년 대비(2014년) 의료손익 감소율은 10.3%에 그쳤다.
이들 병원의 지난해 대비 경영 성과를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2019년 대비 2020년 입원 환자 수는 6만8074명에서 4만3490명으로 21% 감소했으며, 외래 환자 수는 12만9779명에서 9만7186명으로 25.1% 줄었다. 같은 기간 입원수익은 180억원에서 124억원으로 30.8%, 외래수익은 67억원에서 53억원으로 20.3% 감소했다.
의료원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도 환자 수와 의료수익 모두 평균 대비 3배 이상 악화됐다고 밝혔다. 환자 수를 회복하는 데 까지 3.9년, 의료손익을 회복하는 데까지는 4.5년, 당기순손익을 회복하는 데 까지는 3.5년이 걸릴 것이라고 봤으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경영정상화까지 최소 4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코로나19는 최근의 문제가 아니다. 과거 신종플루, 메르스 등 감염병이 유행했던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와 유사한 감염병 재난은) 2030년 다시 벌어질 수 있다”며 “범 정부 차원에서 공공병원 정상화를 위한 위원회를 구축하고, 공공의료기관의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로드맵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인천의료원장)도 “코로나19라는 전쟁에서 공공병원은 정규군이라고 볼 수 있는데, 실제로는 공공병원이 이대로 가다가는 궤멸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