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법안 처리 강행 움직임에… 대검-지검서 잇달아 반대 입장문 고검장들 “정치적 차원 추진 우려”… 김오수 총장도 “문제 인식에 공감”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검찰이 공개적으로 집단 반발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냈고 지방검찰청에선 긴급회의를 소집해 반대 의견을 쏟아내는 등 검란(檢亂)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검찰청은 8일 입장문을 내고 “검사가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70여 년간 시행되던 형사사법절차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으로 극심한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검은 또 “검찰총장은 검찰 구성원들의 문제 인식에 공감하고 있고, 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혀 김 총장도 반대 입장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은 지난해 1월부터 6대 범죄와 경찰공무원 범죄만 수사하게 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한 다음 공소 제기 권한만 있는 공소청으로 전환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검찰은 전날(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박성준 의원 대신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양향자 의원이 사보임되자 이를 법안 처리 수순으로 간주하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하지만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검찰은 자신의 기득권 ‘썩은 살’을 어떻게 도려낼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면서 “검찰이 지닌 막강한 힘을 믿고 국회를 겁박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냐”며 재차 검수완박 의지를 강조했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