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아들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 A 씨(40)가 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생활고에 시달리다 초등학생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로에 놓인 40대 여성이 “죽을죄를 지었고 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9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권순호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살인 혐의를 받는 A 씨(40)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심사를 받기 위해 오후 2시 36분경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 모습을 드러낸 A 씨는 검은색 모자와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고개를 숙이고 호송차에서 내렸다.
오후 3시 16분경 심사를 마치고 다시 모습을 드러낸 A 씨는 ‘실질 심사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나’, ‘하고 싶은 말 없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 “죽을죄를 지었고 벌을 받겠다”며 흐느꼈다.
그러나 ‘도박 빚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게 맞는지’, ‘대출금이 밀린 이유는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 씨는 지난 5일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한 빌라에서 8, 9세 두 아들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범행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이틀 뒤인 7일 오후 4시 40분경 경찰에 자수해 긴급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남편이 1억 원 가량 도박 빚을 지면서 생활고를 겪다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남편과 별거 중이며 혼자 두 아들을 양육해왔다.
경찰은 A 씨의 남편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두 아들에 대한 부검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