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강용석 변호사. 뉴스1 갈무리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강용석 변호사가 9일 서로 상대방이 복당을 조건으로 이 대표의 성비위 의혹 관련 소 취하를 제안했다며 진흙탕 진실공방을 벌였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강 변호사와의 통화 녹음 파일을 올렸다. 1분 6초 분량의 녹음 파일을 들어보면, 통화가 연결된 직후 강 변호사는 이 대표를 “우리 대표님”이라고 칭하며 웃었다.
이 대표가 “왜 그러고 있어요, 도대체”라고 하자 강 변호사는 “내가 고발도 취하하고 영상도 다 내리고 다 할게요”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재차 “아니 왜 그러고 있어요, 진짜”라고 하자 강 변호사는 연신 웃으며 “아니 하여간 우리가 싹 없애면 그다음엔 뭐 그냥”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해당 녹음본을 공개하면서 “전에 없이 친근한 목소리여서 당황하긴 했다. 강 변호사는 갑자기 전화 와서 제게 영상을 지우고 고소·고발을 취하하겠다고 했고, 저는 일언지하에 표결 처리할 것이고 지금대로면 부결될 거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들어보면 누가 제안했고 누가 거절했는지는 명확하다”며 “코미디도 아니고 제가 제안하고 제가 거절했을 리가요. 제가 제안한 적이 없으니 (강 변호사가) 무슨 브로커 얘기하면서 가상의 인물을 말하는 것 같은데, 브로커가 누군지 말하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강 변호사가 이런 거 거창한 네이밍 달아서 사람 이상하게 만드는 일을 자주 하는데, ‘강용석 복당 회유 뒷거래 공작 미수 사건’ 이런 이름 달면 되겠느냐”며 “합당 협상에, 공천에, 지방선거 당무에 집중해야 하는데 본인(강 변호사) 경기도지사 (선거) 나간다고 보수 진영의 혼란을 자초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 고소·고발할 거 있으면 하고 수사결과나 지켜보자. 발췌 왜곡 그만하고”라고 덧붙였다.
이에 강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반박에 나섰다. 그는 “통화하게 된 경위는 브로커 기자가 영상을 내려주고 상호간 고발 취하하면 복당 허용을 제안했고, 그걸 서로 못 믿으니 당사자간 통화가 필요하다 해 직접 저보고 이준석(대표)에게 전화하라고 해서 제가 전화를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통화 녹취로 확인 가능한 사실은 통화 이전에 많은 물밑협상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물밑협상을 제안하고 주도한 건 이준석 측 브로커 기자”라고 주장했다.
앞서 강 변호사는 지난 4일 경지도지사 출마를 위해 국민의힘에 복당을 신청했으나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7일 그의 복당안을 부결했다. 강 변호사는 2010년 여성 아나운서 비하 발언 등으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에서 제명된 바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