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뒤로 ‘핵 가방’을 든 러시아 요원이 보이고 있다. 더선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극우 정치인의 장례식에 참석하며 ‘핵 가방’을 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수행원을 동행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더선,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지리노프스키 자유민주당 당수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헌화 장면은 러시아 국영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푸틴 대통령 바로 뒤에 있던 경호 요원이 ‘핵 가방’으로 추정되는 검정색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외신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신속한 점령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언제든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장례식장에 참석했을 때 다른 조문객들의 접근이 차단된 점을 미뤄볼 때 혹시 모를 암살 위협에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이 지났으나 전황이 정체 상태에 있자 이를 반전시킬 목적으로 푸틴 대통령이 핵 무기를 사용할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서방의 대규모 경제 제재에 반발해 핵무기 운용 부대에 ‘특별 경계’ 태세 돌입을 명령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미국 공영 PBS방송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작전의 결과는 핵무기 사용의 이유가 아니다”라며 “우리의 안보 개념은 러시아의 존립에 대한 위협이 있을 때만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해 그 위협을 제거할 것임을 명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의 책사로 알려진 세르게이 카라가노프 외교국방정책위원회 명예회장은 지난 2일 영국 정치 전문 주간지 뉴스테이츠먼과 인터뷰에서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핵무기가 사용될 수도 있다는 취지로 언급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