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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길 맛집에 대기인원 100명 ‘북적’…봄과 함께 ‘위드코로나’ 시동

입력 | 2022-04-10 14:17:00


“벚꽃시즌에 윤중로가 열려 평소보다 매출이 300% 이상 늘어난 것 같아요. 정말 오랜만에 기분이 좋은 날이네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윤중로 인근 편의점. 점주 이소현 씨(48)가 음료 등을 사려는 대기 손님 9명을 앞에 두고 함박 웃음을 지으며 이같이 말했다. ‘벚꽃 시즌’에 서울의 대표적 벚꽃 명소 윤중로가 개방된 것은 3년 만이다.

낮 최고기온이 영상 22도까지 올라 시민 대부분 겉옷을 한 손에 걸친 채 나들이를 즐겼다. 만개한 벚꽃 덕분에 이날 윤중로는 친구와 연인, 가족 등과 함께 나들이 나온 시민들로 가득 찼다. 취식 금지를 조건으로 개방됐지만 도보 한쪽에 앉아 마스크를 벗고 음료를 마시는 시민도 곳곳에서 보였다.

가족과 함께 윤중로를 찾은 김철근 씨(34)는 “아이가 2살인데 처음 이런 (축제)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 주말에 나왔다”며 “예상은 했지만 서울 사람이 다 모인 것 같다”고 했다.

윤중로 벚꽃길 마지막 구간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붐비는 사람들로 빈 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인근 카페 아르바이트생도 손님들에게 “지금 주문하면 2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했다.

카페 인근 유명 냉면집에는 100명 넘는 대기 손님이 줄을 서 있었다. 이 가게 사장은 “평소보다 대기 시간이 2~3배 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중로 뿐 아니라 서울 곳곳의 벚꽃명소가 마치 축제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였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을 찾은 김모 씨(24)는 “중앙 벚꽃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20분 이상을 대기해야 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벚꽃길을 찾았다는 박지수 씨(21)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같은 분위기를 오랜만에 느꼈다. 저도 그렇고 같이 온 친구들도 완치자라 사람이 많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날은 방역 당국이 4일부터 사적 모임 기준을 최대 10명, 다중이용시설 이용시간을 밤 12시까지로 완화한 후 첫 주말이기도 했다. 확진자 수 감소까지 겹쳐 해가 진 후부터는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과 서울 용산구 이태원 등 번화가를 중심으로 인파가 몰렸다.

오후 11시경 홍대입구역 앞에서 파란색 의상을 입은 남성이 어깨에 기타를 메고 버스킹을 시작하자 70여명의 시민이 모여 박수를 치거나 환호를 보냈다. 인근에서 만난 정소현 씨(22)는 “그 동안 일찍 집에 가야 해서 아쉬웠는데 오늘은 ‘진짜 노는 느낌’이 난다”고 했다.

일부 시민들은 자정 이후까지 한강변에 남아 나들이를 즐겼다. 10일 0시 10분 경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시민공원 인근 푸드트럭 앞에는 음식을 사려는 시민 17명이 자정 넘어서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공원을 찾은 김성현 씨(27)는 “아직까지는 영업 제한이 있는 만큼 남은 시간을 이어서 즐기고 싶어 공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 푸드트럭은 오전 2시까지 영업을 이어갔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