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국… 북미시장 챙기기 행보 13일 개막 ‘뉴욕 오토쇼’ 현장 방문, 텔루라이드 등 진화 모델 첫 공개 현대차-기아 美판매 비교적 선전… “올해 승부 美시장에 달려” 총력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1일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미국행은 올해만 세 번째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글로벌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돌자 그나마 선전 중인 ‘북미 시장’에 온전히 힘을 싣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그룹 임원들과 함께 뉴욕 등 북미 지역을 방문한다. 정 회장은 13일(현지 시간) 개막하는 ‘뉴욕 오토쇼 2022’ 현장을 찾아 미국 소비자 동향을 직접 살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판매망을 점검하고 현지 협력사 관계자 등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오토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작년과 재작년에는 열리지 않았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경제의 중심지이자 외신 기자들이 많은 뉴욕을 신차 공개의 주요 무대로 활용해왔다. 정 회장도 수석부회장 시절이던 2017, 2018년 뉴욕 오토쇼를 직접 관람했었다.
기아 텔루라이드
정 회장은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 직접 참석한 데 이어 2월에도 한 차례 미국을 찾았다. 정 회장이 미국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실적을 거의 ‘나홀로’ 견인하다시피하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5년 만에 일본 혼다를 제치고 미국 내 판매량 5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1∼3월)에도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전 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 현대차의 미국 내 1분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줄어들었다. 다소 아쉽긴 하지만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14.7%), 미국 제너럴모터스(―20.3%), 혼다(―23.2%) 등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는 생산 지연의 타격이 덜한 편이다.
미국 내에서 현대차그룹의 차량 공급이 비교적 원활하다는 뜻도 된다. 현지 소비자들의 평가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에서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많은 21개 차종에 대해 안전성 인증을 받았다. 그 외 다수 기관으로부터의 수상 소식도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이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미국 시장에 힘을 더 실어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판매 목표로 현대차 423만 대, 기아 315만 대 등 약 738만 대를 제시했다. 지난해 실적보다 10.6% 높은 수치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