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장관 인선]윤석열 당선인 1차 장관 인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8개 부처 장관 인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 이끌어줄 분인가에 기준을 두고 선정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인선 기준으로 ‘실력’과 ‘전문성’을 꼽았다. 윤 당선인이 내세운 ‘일 잘하는 정부’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적임자를 발탁했다는 얘기다. 이날 드러난 새 정부 내각 1차 인선안에는 평소 윤 당선인이 강조해 온 인선 철학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조직 아는 수장이라야 정치에 안 휘둘려”
윤 당선인은 이날 35년간 경제관료로 잔뼈가 굵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을 지낸 이창양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를 산업부 장관 후보자로 각각 지명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주변에 “정치인이든 아니든 그 조직을 잘 아는 사람이 장관을 맡아야 한다”며 “조직을 모르는 사람이 이상적인 생각만 하다간 결국 조직이 정치적으로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내부 승진보다는 외부를 경험한 관료 출신을 기용한 점이 눈에 띈다. 소속 부처 이익에 매달리는 ‘부처 이기주의’를 경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 “친한 사람이라도 똑똑하면 쓰겠다”
한덕수 서명한 ‘장관 후보자 추천서’ 10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필 서명한 국무위원 후보자 추천서를 원일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수석대변인이 들어 보이고 있다. 인수위 측은 “책임총리제를 실현하겠다는 당선인의 의지”라고 밝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윤 당선인이 이날 ‘40년 지기’로 알려진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을 새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지명한 것도 이 같은 기류가 반영된 인선으로 보인다. 앞서 이른바 ‘윤핵관(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 논란을 부른 장제원 의원을 당선인 비서실장에, 윤한홍 의원을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기용하며 가까이에 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울러 ‘보여주기 식’의 깜짝 인선도 없었다. 윤 당선인을 후보 시절부터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전문가들을 뽑았기 때문이다.
○ “인선에 할당이나 안배 하지 않아”
1차 인선에 포함된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의 평균 연령은 60.5세다. 60대가 5명, 50대가 3명으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7명이 60년대생이다. 지역별로는 경남과 경북이 각각 2명, 대구 1명 등으로 과반이 영남 출신이다. 서울·충북·제주 출신이 1명씩이고, 호남 인사는 없다. 여성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유일하다. 출신 대학별로는 서울대(3명), 고려대(2명), 경북대(2명), 육군사관학교(1명) 순이다. 윤 당선인은 ‘인선에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에 대해 “저는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라고 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