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미국의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경계감에 원·달러 환율이 장 시작부터 1230원을 넘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4분 현재 전 거래일(1225.1원)보다 4.7원 오른 1229.8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9원 오른 1230.0원에 문을 열었다. 장 초반부터 1230원을 다시 넘었다. 원·달러 환율이 123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16일(1235.7원) 이후 18거래일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가능성에 지난 8일에는 9거래일 만에 1220원을 재돌파 했다.
투자자들은 이번주 발표되는 미국의 물가지표를 앞두고 미 연준의 공격적 긴축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오는 12일(현지시간) 소비자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 2월 미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9% 오르며 19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높은 수준의 소비자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의 국내 증권시장에서 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원화 약세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3거래일 간 외인들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800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도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전쟁범죄 혐의로 이번 주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를 가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하회를 지속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54% 하락한 배럴당 96.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마감했다. 미국이 앞으로 6개월간 하루 100만 배럴의 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하기로 한 데 이어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도 수천 만 배럴의 원유를 추가로 방출하기로 하면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3대 주요 지수가 혼조세를 보였다.
같은 날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44%오른 2.704%로 마감했다. 통화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54% 오른 2.515%로 마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위험자산 선호 심리 훼손으로 인한 외국인 국내증시 자금 이탈, 달러화 강세에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3월 미 소비자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연준 주요 인사의 금리 인상 및 양적 긴축에 대한 매파적 발언은 연준 조기 긴축 우려를 자극해 미 국채금리 상승으로 연결되며 달러화 강세 모멘텀을 지지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강달러는 환율 추가 상승 재료로 소화될 수 있고, 외인들이 매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점 원달러 환율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1230원을 앞두고 당국이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은 상단을 경직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