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러시아군이 친러 세력이 많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에 병력을 집결시켜 다음달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 전까지 돈바스를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돈바스 내 거점인 이지움에 수도 키이우 인근에서 철수하거나 새롭게 투입한 전차부대를 대대적으로 배치해 돈바스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최후의 결전을 펼칠 기세다.
미 국방부는 10일 “러시아군이 이지움과 드니프르를 전략 목표로 삼고 대규모 공세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지움은 8일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에서 북쪽으로 약 70㎞ 떨어져 있다. 돈바스 내 친러 반군이 설립한 도네츠크 및 루간스크 인민공화국과 하리키우를 잇는 요충지로 이 곳을 손에 넣으면 돈바스 전체를 손쉽게 장악할 수 있다. 앞서 8일 미국 민간위성업체 맥사가 공개한 위성사진에도 장장 13㎞에 이르는 러시아군 행렬이 우크라이나 2대 도시 하리키우에서 이지움을 향해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러시아 국방부 또한 러시아군이 9일 하르키우, 드니프로, 남부 해안 도시 미콜라이우 등의 우크라이나 군시설 86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10일에도 드니프르 인근 즈보네츠케, 하리키우의 한 공군비행장 등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0일 연설에서 “병력과 무기를 집결시킨 러시아군에 대응하기 위해 훨씬 많은 무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또한 “돈바스 전투는 2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킬 것”이라며 “전차, 장갑차, 항공기, 포 수천 대가 동원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군 또한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북부 지역에 배치됐던 부대를 돈바스 결전을 위해 남동부로 이동시키고 있다.
서방의 군사 지원도 가속화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10일 ‘자폭 드론’으로 유명한 ‘스위치블레이드’의 조종 훈련을 미국에서 받은 우크라이나 병력 일부가 고국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또한 이날 직접 우크라이나 군인과의 화상회의 장면을 공개했다.
러시아는 미국의 군사 지원이 “사실상의 참전”이라며 “(이를 이유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주재 러시아대사는 이날 뉴스위크 인터뷰에서 미국의 군사 지원이 미국과 러시아의 직접적인 군사 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와 군사장비 지원은 러시아군의 합법적 타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