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11일 “부동산 폭등과 세금 폭탄은 명백히 현 정부의 잘못이지만 그것을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당장 바로잡기는 힘들다”고 밝힌 배경에는 인수위원회가 보고 받은 재정 전반에 대한 심각한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1층에서 기자들을 만나 “어떤 분과 위원이 하는 말씀이, 곳간 열쇠를 하나 하나 받아서 열어보는데 비어있을 뿐 아니라 밑에 싱크홀이 있고 살짝 덮어놨단 거다. 현 경제상황이 그렇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수위원 공통적인 고민이 업무보고를 받고 상황을 인수인계 받을 때 경기지표가 너무 나쁘고, 하반기 전망이 너무 나쁘고, 건네받은 곳간이 너무 어둡단 거다”며 “부동산 규제만 해도 일반적 규제가 능사가 아니다. 돈이 많이 풀려있고, 손실보상을 해야 하고, 전세계적으로 금리도 올라간다고 한다. 이중, 삼중 고난 속 모든 짐을 떠안은 입장”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이날 인수위 전체회의에서 “지금 우리의 위치, 정확하게는 이전 정부가 물려준 현재의 국정 상황이 어떤 상태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하고 국민들께 정확하게 말씀드릴 필요가 있다”며 “지금 상황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전 정권의 부정적인 유산과 새 정부의 정책적 성과가 뒤섞여 국민들께 혼란을 드리고 불필요한 정치적 공세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