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 탱크·배·미사일을 막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목숨을 살릴 군사 장비가 대한민국에 있다”며 군사적 지원을 요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약 15분 동안의 화상 연설을 통해 “대한민국도 1950년대 전쟁을 겪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결국 이겨냈다”며 “그때는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막대한 군사력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 갑자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10년 넘게 준비해온 것”이라며 “러시아는 자국민을 전쟁을 위해 사용한다는 걸 여러분도 잘 아셔야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이런 것을 보며 생명보다 물질적인 것들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바로 러시아 사람들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언어와 민족, 역사를 말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만 점령하려 하지 않을 것이고 다른 국가의 국민들도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저절로 멈출 거라는 기대는 없다. 이 상황에서는 이성이 이겨낼 것이라고 우리가 기대하기 어렵다”며 “국제사회의 동원으로 우리가 러시아가 스스로 변화를 선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저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으로서 우리나라를 지켜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여러 지원을 해 주신 것은 감사하지만, 전쟁에서 살아남고 이기려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탱크, 배 미사일에 맞서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살릴 군사장비들이 대한민국에 있다”며 “이런 무기를 받게 되면 일반 국민의 목숨을 살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한국이 우리를 도와달라”고 말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