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후 1년 4개월 만에 필드 복귀 13오버파 47위로 아쉬움 남겼지만 힘든 걸음 옮기며 갤러리 박수 받아 “7월 브리티시 오픈도 출전 할 것”
타이거 우즈가 11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에서 진행된 마스터스 경기 도중 응원하는 갤러리를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거스타=AP 뉴시스
“동화 같은 결말은 없지만 여전히 영감을 준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가 지난해 2월 당한 교통사고 부상을 딛고 1년 4개월여 만에 필드로 돌아와 치른 공식대회 복귀전을 두고 AP통신은 이렇게 전했다. 예전 경기력엔 많이 못 미쳤지만 6개월 전만 해도 목발 없인 걷지도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작은 기적’에 가깝다는 것이다.
우즈는 11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6오버파 78타를 기록했다. 합계 13오버파 301타로 대회를 마친 우즈의 순위는 컷을 통과한 52명 중 47위. 대회를 앞두고 우즈는 “목표는 우승이다.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출전하기로 했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다리 부상은 생각보다 큰 걸림돌이었다. 앉아서 그린을 읽을 수 없었고 경사가 가파른 홀을 오를 땐 클럽을 등산용 워킹스틱처럼 사용하기도 했다. 우즈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오른쪽 정강이뼈가 여러 조각나는 부상을 당했는데 당시엔 더 이상 선수 생활은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동안 다른 메이저대회에 비해 상금이 낮았던 마스터스는 최근 3년간 유지해온 총상금(1150만 달러)을 1500만 달러(약 185억 원)로 올렸는데 우즈의 복귀 효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년 마스터스는 입장권과 중계권, 기념품 판매 수입 등을 반영해 3라운드 시작 전에 총상금을 발표해 왔다. 지난해 기준 US오픈 총상금은 1250만 달러, PGA챔피언십 1200만 달러, 브리티시오픈 1150만 달러였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