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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군, 25일간 우크라 소녀들 가두고 성폭행·살해…9명은 임신

입력 | 2022-04-12 10:00:00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퇴각한 뒤 점령지에서 자행했던 만행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특히 여성과 소녀들을 감금, 성폭행한 정황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부차를 직접 방문, 취재한 보도에서 목격자와 현지 조사관 인터뷰 등을 토대로 이 같은 끔찍한 상황을 전했다. 부차는 러시아군이 한 때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마을로, 민간인 집단 학살 의혹 등이 제기된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고문, 성폭행, 살해한 정황이 곳곳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우크라이나의 한 남성은 러시아군 퇴각 후 자신의 집에 돌아온 뒤 지하실에서 한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 여성은 고꾸라져 앉은 채로 맨 다리를 드러냈고 털코트 외엔 아무 것도 걸치고 있지 않았다. 머리에 총을 맞았고 바닥엔 총알 2개가 떨어져 있었다. 옆엔 사용된 콘돔이 발견됐다.

우크라이나 인권 조사관인 류드밀라 데니소바는 이 여성은 러시아군이 저지른 많은 성범죄 사례 중 하나라고 말했다.

데니소바는 러시아군이 부차 등에서 성범죄를 저질렀고 한 무리의 여성과 소녀들이 주택 지하실에 25일 간 감금된 채 성노예가 된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이 중 9명은 현재 임신 중이라고 했다.

데니소바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된 러시아군의 전쟁 범죄에서 이러한 사례들을 참작할 것”을 촉구했다.
유엔은 성폭행 증언들이 잇따르고 있다며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AFP는 전했다.

시마 바호스 유엔 여성기구 국장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우리는 성폭행과 성폭력에 대해 점점 더 많이 듣고 있다”며 “정의와 책임 차원에서 이 혐의는 독립적으로 조사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경 지역에서 인신매매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특히 젊은 여성과 소녀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도 안보리 회의에서 “러시아군이 여성과 아이들에게 자행한 것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다”고 규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