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KGC인삼공사 사령탑에 오른 고희진 감독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일주일 전 남자부 삼성화재 지휘봉을 내려놓은 고희진(43) 감독이 같은 대전을 연고지로 하는 여자부 KGC인삼공사 사령탑에 올랐다. 모두의 예상을 깨는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인삼공사는 11일 차기 시즌 사령탑으로 고희진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고 감독이 새로운 변화와 도전, 신인선수 육성의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고 감독은 2003년 삼성화재 배구단에 입단해 선수, 코치, 감독까지 지낸 대표적인 ‘삼성맨’이다. 2020-21시즌을 앞두고 사령탑에 올랐지만 두 시즌 동안 팀이 하위권에 머물렀고 계약 만료로 삼성화재를 떠났다.
고 감독은 11일 통화에서 “최근 구단의 제안을 듣긴 했는데, 뽑힐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삼성화재와 같은 연고지인)대전에 남게 됐는데 인연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고희진 감독은 삼성화재 시절에도 코트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열정적인 지도자로 통했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하며 코트에서 두려움 없는 팀 분위기를 만들었다.
2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인삼공사 정호영이 공격을 하고 있다. 2022.1.21/뉴스1
이선우, 정호영, 박은진 등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과 베테랑 염혜선, 한송이 그리고 국가대표 레프트 이소영 등을 보유하고도 항상 뒷심이 아쉬웠던 팀이다. 구단은 고 감독이 새로운 변화와 도전, 신인선수 육성을 동시에 해줄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고 감독은 삼성화재 시절 영어 이름 ‘제이슨 감독’으로 불렸다. 외국인 사령탑도 물색했던 구단에서 제이슨 감독을 선임한 것 아니냐는 다소 짓궂은 농에도 고 감독은 화통하게 웃었다.
그는 “정말 외국인 감독처럼 선수들 이름값에 상관없이 ‘제로베이스’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고 감독은 해야 할 일이 많다. 당장 이달 말 열리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부터 코칭스태프 구성 등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는 “감독에 뽑힌 기쁨도 잠시다.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면서 “코칭스태프부터 외국인 선수 선발까지 정말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