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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척추염, 심하면 눈으로 번져 포도막염 유발

입력 | 2022-04-13 03:00:00

30∼40% 환자가 포도막염 경험
강직척추염, 조기치료 예후 좋아




최근 ‘국민의 90%가 허리 통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접한 바 있다. 이처럼 허리 통증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대부분은 단순 근육통이거나 디스크 탈출 등 퇴행성 질환일 경우가 많지만, 젊은 사람일 경우 척추 관절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인 ‘강직척추염’일 가능성이 있다. 강직척추염은 척추와 천장관절, 인대나 힘줄이 뼈에 붙는 부위에 염증이 발생하고 이 염증으로 인해 점차적으로 척추가 굳고 뼈가 자라서 일체가 되는 류머티즘 질환이다. 주로 10∼40대에 증상이 시작되고, 남성이 여성에 비해 2∼3배가량 많으므로 특히 젊은 남성들이 주의깊게 관찰해야 한다.

강직척추염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증상은 척추 관절의 염증으로 인한 ‘염증성 요통’으로 주로 허리 아래쪽이나 골반 인근의 엉치 부위 통증으로 시작된다. 자고 일어난 후 아침에 허리가 뻣뻣해 움직이기 힘든 경우가 많고 심하면 자다가 허리 통증 때문에 깨기도 한다. 허리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해 나타나는 근육통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나아지는 반면 염증성 요통은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거나 누워있는 등 휴식을 취하다가 일어나면 허리의 뻣뻣함과 통증이 오히려 더 심해지고, 활동을 하면 자기도 모르게 통증이 없어지거나 나아지는 양상을 보인다.

강직척추염으로 인한 염증이 계속되면 관절 변화가 일어나 관절들 간의 움직임이 둔해지고, 심하면 척추 전체가 일자형으로 뻣뻣하게 굳어지면서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치료에는 금연과 운동이 필수적이며 염증을 줄이고 통증을 없애기 위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허리 통증보다는 말초 관절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항류머티즘 약제를 주로 사용한다 이 같은 약물로 치료해도 효과가 없을 경우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차단하는 TNF-알파 억제제, 인터루킨-17 억제제 등의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

강직척추염 환자가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동반 질환이다. 강직척추염을 유발하는 염증 물질이 눈, 피부, 장 등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눈에 염증이 발생하는 포도막염은 강직척추염 환자의 약 30∼40%가 경험할 정도로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 포도막염은 안구 내부 조직인 포도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눈의 충혈과 통증, 눈부심,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인다. 강직척추염을 앓고 있는데 눈에 이와 같은 증상이 있다면 포도막염을 의심하고 진단을 받아봐야 하고 반대로 포도막염 재발이 잦고 잘 낫지 않을 때에도 강직척추염 등의 전신 질환 가능성을 의심하고 류마티스내과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로서 많은 환자들을 진료해 온 경험에 비춰보면 강직척추염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여러 염증 관절염 중에서도 치료가 잘되는 편이고 생물학적 제제가 사용되면서 더욱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그래서 환자들도 허리 통증이 있을 때 허리 디스크와 근육통만을 생각하지 말고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빠른 진단과 함께 꾸준한 치료로 일반인과 다름없는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창훈 원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