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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소리로 코로나 진단?…화이자, 디지털진단 기업에 1억달러 투자

입력 | 2022-04-12 13:27:00


다국적제약사 화이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기침 소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진단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 12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한다. 디지털 의료 부문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호주 모닝헤럴드는 11일(현지시간) 화이자가 기침 소리로 코로나19 진단이 가능한 스마트폰 앱을 개발한 호주 레스앱헬스를 인수하기 위해 1억달러(약 1234억원)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화이자는 레스앱헬스 인수를 위에 한 주당 11.5센트(약 105원)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격은 지난 8일 레스앱헬스 주식 종가 기준 27.8%, 3개월 가중주가평균(VWAP)의 40% 프리미엄을 더한 수준이다. 해당 소식이 알려진 후 레스앱헬스의 주가는 22% 상승했다.

토니 키팅 레스앱헬스 최고경영자(CEO)는 “화이자가 이사회에 레스앱헬스의 기술을 이용해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며 “그들이 얼마나 빠르게 (코로나19) 백신을 만들고 그 효과를 입증했는지 봤다. 이를 디지털 헬스케어에 적용할 수 있다면 엄청난 성과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레스앱헬스는 호주 퀸즐랜드대학에서 프로젝트 기업으로 시작했다. 머신러닝(기계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녹음된 환자들의 기침소리로 천식, 폐렴, 급성폐쇄성후두염(크룹), 하부 호흡기 등 질환의 중증도를 진단하고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했다.

현재 레스앱헬스는 이 기술을 코로나19도 정확하게 스크리닝할 수 있도록 확장하는 중이다. 키팅 CEO는 만약 오는 6월 중순 주주들이 화이자의 인수를 찬성하지 않는다면 해당 기술에 대한 공동개발 라이선스에 계약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라이선스 계약이 진행되면 레스앱헬스는 화이자로부터 계약금 300만호주달러(약 27억원)를 선급으로 받고 개발 단계별 마일스톤으로 100만호주달러(약 9억원)를 추가로 받게 된다. 레스앱헬스가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앱은 초기 시험에서 전체 사례 중 92%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지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레스앱헬스는 미국과 인도에서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기침소리, 증상 그리고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등을 비교하는 임상시험 3건을 진행하고 있다.

레스앱헬스 측은 임상시험에서 PCR 검사 실측자료 결과와 자사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고품질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이번 연구를 통해 바이러스 부하를 측정하는 알고리즘의 민감도를 평가할 수 있도록 PCR 검사 임계값을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디아 폰세카 화이자 디지털 기술 최고 책임자는 성명을 통해 “이번 인수 또는 연구협력은 화이자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새로운 디지털 헬스케어 시대를 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레스앱헬스는 이사회를 통해 주주들에게 이번 화이자 제안을 지지해 줄 것을 권했다. 인수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투자자, 독립적인 전문가와 호주 경쟁소비자위원회(ACCC)로부터 승인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일부 주주들은 지난 2016년 레스앱헬스의 평균 주가가 50센트(약 458원)였던 점을 들어 화이자가 제시한 11.5센트에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