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참 면목이 없다. 그리고 늘 죄송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고 유영하 변호사가 전했다.
윤 당선인은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의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약 1시간 동안 박 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유 변호사와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이 동석했다.
유 변호사는 두 사람의 회동을 마친 후 “박 전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 ‘일단 당선인 시절부터 격무일 것이다. 그러니 건강을 잘 챙기시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당선인께서는 박 전 대통령에 ‘참 면목이 없다. 그리고 늘 죄송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유 변호사는 “전 대통령은 처음 당선인을 보고 ‘처음 뵙는 분이지만 화면에서 많이 봬 그런지 오래 전에 만난 사람 같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선인께서는 선거 운동을 하고 많은 정책을 공부하면서 본인도 스스로 신문도 많이 보고, 소위 지식인층이라고 생각했는데 (박 전) 대통령께서 재직 중에 했던 업적이나 정책을 보면서 왜 이런 게 국민에 홍보가 안 됐는지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며 “앞으로 취임하며 제대로 알려서 국민의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당선인은) 대통령직을 시작하면 박 전 대통령께서 재임 중 했던 일들을 승계해서, 잘 한 업적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말씀을 했고 있었고 박 전 대통령은 감사를 표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을 배우고 있다고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말했다.
유 변호사는 “당선인은 박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당시 내각을 어떻게 운영했고 청와대를 어떻게 운영했는지 그런 자료를 보고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을 모시고 근무한 분들을 찾아뵙고 당시 어떻게 나라 국정 운영을 했는지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이어 ‘당선이 된 후 걱정이 돼 잠이 잘 안 온다’고 박 전 대통령에 말했다고 유 변호사는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에 ‘대통령 자리가 무겁고 크다. 정말 사명감이 무겁다’고 답했다.
유 변호사는 이날 두 사람이 민트차에 곁들여 한과를 먹었다고도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