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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축제 재개·명소엔 상춘객…‘코로나 겨울’ 가고 일상회복 ‘봄기운’ 만연

입력 | 2022-04-12 15:26:00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를 찾은 시민들이 벚꽃길을 걸으며 봄을 만끽하고 있다. 2022.4.8/뉴스1 © News1

주요 대학들이 3년 만에 대학축제를 열기로 한데 이어 도심 주요 명소(핫플레이스)마다 상춘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밤에는 번화가마다 사람이 넘쳐나기 시작했고 한동안 자취를 감쳤던 심야 택시대란도 또다시 시작됐다.

꽁꽁 얼어붙었던 코로나의 겨울이 지나고 일상회복 ‘봄기운’이 만연하다. 특히 정부가 사적모임 인원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을 완전히 푸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어 완전한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코로나로 중단됐던 대학축제, 올해부터 재개…연고전도 3년만에 개최

16일 오후 영남대학교 경산캠퍼스에서 열린 동아리연합회 박람회에 참가한 영남대 천마응원단이 신나는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영남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학년도부터 중단됐던 동아리 활동을 위한 신입 회원 모집을 3년만에 재개했다. 2022.3.16/뉴스1 © News1

1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주요 대학 상당수가 올 봄 대면으로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희대는 3년 만에 처음으로 전날부터 교내에서 벚꽃축제를 진행 중이고 서울대는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중앙대는 같은 달 23일부터 27일까지, 성균관대와 한국외대도 비슷한 시기에 대면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학가 최대 행사 중 하나인 연세대와 고려대 간 교류전인 연고전도 3년 만에 정상 개최된다.

대면 축제를 개최하는 대학은 앞으로 더욱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 홍익대, 연세대 등은 아직 대면 축제 개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일상회복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축제 개최 행렬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대학가에선 대면 수업도 재개하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서울 시내 주요 10개 대학은 비대면 수업 전환을 교수의 재량에 맡겨 대면 수업을 진행 중이다. 대학생 양모씨(23여)는 “최근 학교에 대면 수업이 많아져서 학교에 갈 일이 많아졌다”며 “도서관도 꽉 차 있는 등 예전보다 캠퍼스에 사람이 정말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 도심 주요 명소마다 구름인파…여권 신청도 급증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버스킹존에서 시민들이 거리공연을 즐기고 있다. 2022.4.4/뉴스1 © News1

도심 주요 명소에는 구름인파가 몰리고 있다. 2020년 봄에 전면 폐쇄됐던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 벚꽃길은 지난 주말 개방 첫날에만 10만 명이 넘게 찾았다. 이튿날 역시 마찬가지 규모로 예측된다.

역시 3년 만에 열린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벚꽃길 역시 지난 주말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인근 지하철 2호선 잠실역과 9호선 송파나루역부터 벚꽃길로 향하는 길에는 인파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9일 종로구 익선동을 방문한 직장인 김모씨(32·여)는 발 디딜 틈 없는 골목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김씨는 “워낙 핫한 곳이라 코로나 이후에도 사람들은 많았는데, 이렇게 많았던 적은 2년 만에 처음 본다”며 “가려고 했던 카페에선 대기시간만 30~40분 걸린다기에 원래 가려던 곳은 못가고, 대기시간이 없는 곳에 갔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여자친구와 함께 송파구 석촌호수에 갔던 직장인 김모씨(27)도 놀라기는 매한가지였다. 김씨는 “석촌호수뿐만 아니라 롯데타워까지 사람이 바글바글하더라”며 “조용히 걸으러 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한강변으로 장소 바꿔서 걸었다”고 말했다.

한동안 막혔던 하늘길이 뚫리며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자 여권을 신청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 따르면 여권 신청 건수는 지난해 1분기 총 871건에서 올해 1분기에는 2048건으로 1년 사이 2.34배 증가했다. 서울 노원구 역시 신청 접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여권 신청이 늘면서 여권사진을 찍으러 사진관을 찾는 이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의 한 사진관 관계자는 “여권 사진 문의가 요즘 많이 들어오는 것을 보면 해외여행을 간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요즘 예약의 대부분이 여권사진을 찍으러 오시는 분들”이라고 전했다.

◇ 직장인들 회식도 시작…심야엔 택시 잡기 전쟁

21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2022 전국택배노동자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택배노조는 이날 사회적 합의 이행과 CJ대한통운의 대화 수용을 촉구했다. 2022.2.21/뉴스1 © News1

사적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제한 해제가 점차 이뤄지면서 주요 도심 번화가마다 유흥을 즐기러 나오는 인파로 가득하다. 전날(11일) 서울 광화문역과 여의도역 인근에는 회식을 하러 나온 직장인들이 상당수 보였다. 광화문역에서 저녁을 하고 귀가하던 조모씨(41)는 “회식이 다시 시작된 것 같다”며 “요즘 한동안 잡지 않았던 저녁 약속도 다시 재개했다”고 전했다. 금요일의 경우 홍대에 있는 클럽에는 이른 저녁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강명구 콜라텍협회 회장은 “오후 9~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했을 때보다는 지금 확실히 손님이 많아졌다”며 “매출도 1.2~1.3배 늘었다”고 전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로 음주운전도 늘고 있다. 경찰이 사전에 음주운전 예방을 위해 사전예고를 하고 있지만 단속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거리두기 완화 이후 첫 금요일인 11일에는 전국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일주일 전 같은 날과 비교해 17% 증가하기도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8일 음주운전 일제단속을 실시해 49건을 단속하기도 했다.

일상 회복으로 각종 모임이 증가하면서 심야시간 택시 대란이 또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인다. 전날 경복궁역에서 모임을 한 후 화곡동으로 귀가하던 박모씨(41)는 택시대란에 혀를 내둘렀다. 여의도역까지 운행하는 5호선을 가까스로 탔지만 다음날 오전 1시가 넘어서야 여의도역에서 집에까지 가는 택시를 겨우 탈 수 있었다. 그는 “여의도역 주변 도로마다 택시를 잡으려는 이들이 줄을 지어 서 있었다”며 “코로나 전 택시 잡기가 힘들었던 시절이 생각났다”고 전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비대면 문화의 대표로 자리매김했던 음식 배달 주문 역시 감소하는 추세다. 물론 봄은 음식 배달업계의 대표적인 비수기로 꼽히지만 최근 거리두기 완화로 외식을 하는 이들이 늘면서 평년보다 음식 배달 주문이 줄고 있다고 한다. 배달업 자영업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최근 “매출이 반토막이 난 것 같다” “매출이 평소의 30~40% 정도다” “한숨만 나온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대로 대규모 집회는 늘고 있는 추세다. 당장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있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일대에서 약 1만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같은 날 서울 여의도 일대에선 전국농민회총연맹의 전국농어민대회도 예고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