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제인 테일러 로저스(왼쪽)와 타일러 로저스(오른쪽)가 12일(한국시간) 같은 경기에서 뛰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SNS 캡처)
메이저리그(MLB)에서 32년 만에 쌍둥이 형제가 같은 경기에서 뛰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주인공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역대 10번째 쌍둥이 형제인 테일러 로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타일러 로저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다만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선 둘 다 웃을 수 없었다. 형 테일러가 팀 승리를 지키며 세이브를 기록한 반면 동생 타일러는 패전을 떠안았다.
12일(한국시간) 열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의 시즌 첫 맞대결은 경기 전부터 로저스 형제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다.
테일러가 2016년, 타일러가 2019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으면서 역사상 10번째 빅리거 쌍둥이 형제가 됐다. 그러나 테일러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미네소타 트윈스, 타일러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샌프란시스코에서 뛰면서 둘이 한 경기에서 만날 일이 없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오는 8월 미네소타와 윈터리그를 치를 예정이었는데 테일러가 개막 직전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 되면서 둘의 만남이 4개월 앞으로 당겨졌다.
이날 경기에서 형과 동생은 나란히 마운드에 올랐는데 희비가 엇갈렸다.
먼저 등판한 타일러가 흔들렸다. 타일러는 1-1의 7회초 샌프란시스코의 4번째 투수로 나가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을 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3으로 뒤진 8회말 2사 만루의 역전 기회를 잡았으나 마우리시오 두본이 삼진 아웃됐다.
이후 샌디에이고가 9회초 1점을 보태며 승기를 잡자, 테일러가 출격 명령을 받았다. 테일러는 안타 1개를 맞았으나 삼진 2개를 잡으며 무실점, 샌디에이고의 2점 차 승리를 지켰다.
테일러는 3경기 연속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며 샌디에이고의 4연승에 일조한 반면 타일러는 3경기 만에 첫 실점과 함께 패전 투수가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쌍둥이 형제가 같은 경기에 출전한 것은 이번이 5번째로 1990년 호세 칸세코와 오지 칸세코 이후 32년 만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