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게라센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 트위터 갈무리
러시아군을 피해 도시를 탈출하다 엄마를 잃은 우크라이나 소년의 편지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CNN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세르게이 키슬리차 주 유엔 우크라이나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이 편지를 낭독했다.
편지를 쓴 사람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북서쪽의 호스토멜이란 도시에서 어머니 갈리야와 함께 살고 있던 9살 소년 아나톨리다.
갈리야는 아나톨리를 데리고 호스토멜을 탈출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들이 타고 있던 차는 러시아군에 총격을 당했고 갈리야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인근 주민에게 극적으로 구조된 아나톨리는 세상을 떠난 엄마를 위해 편지를 썼고 그 편지는 한 우크라이나 TV 진행자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아나톨리는 편지에서 “엄마 이 편지는 3월 8일 여성의 날에 드리는 선물이에요. 내 인생에서 최고의 9년, 어린 시절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좋은 엄마예요. 절대 잊지 않을게요. 엄마가 천국에 도착했기를 바라요. 천국에서 만나요. 나도 그곳에 갈 수 있도록 예의 바르게 행동할게요”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TV 진행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편지를 전하며 “너무 고통스럽다. 아이들은 이 공포를 받을 이유가 없다. 아이들은 고통에서 살아남을 힘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가 상임이사국으로써 권리를 행사할 동안 이런 비극이 고쳐질 수 있을까”라며 “만약 러시아를 막지 못한다면 9살 소년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