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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3년물 3%대…10년·20년물 연중 최고

입력 | 2022-04-12 17:08:00


국내 국고채 3년물이 2거래일 연속 3%대를 지속했다. 국채 3년물과 5년물을 제외한 전 구간에서 다시 연중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3년물이 큰 폭 뛰어 오르면서 전날 역전됐던 장단기 금리(3년물-30년물)는 3년물이 하락하면서 다시 정상화됐다.

12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081%포인트 하락한 3.105%를 기록했다. 전날(3.186%)에 이어 2거래일 연속 3%대다. 국채 5년물도 전장보다 0.033%포인트 하락한 3.270%를 기록했다.

국채 10년물 이상 장기물은 전 구간 상승했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008%포인트 상승한 3.313로 11일(3.305%)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2014년 6월 16일(3.315%) 이후 7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년물 역시 0.008%포인트 상승한 3.263%로 11일(3.255%) 기록한 연중 최고 기록을 넘었다. 2014년 8월 25일(3.291%) 이후 가장 높았다. 30년물도 전장보다 0.003%포인트 상승한 3.149%로 마감했다. 전날(3.146%) 기록한 연중 최고기록을 넘어섰다. 2014년 09월 26일(3.164%)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에 따라 3년물과 10년물 간 스프레드(금리차)는 0.208%포인트로 전날보다는 소폭 벌어졌다. 11일에는 3년물이 10년물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서 0.119%포인트까지 축소됐었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역전됐던 3년물과 30년물 간 장단기 금리도 다시 정상화됐다. 단기물이 장기물보다 더 높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경제 침체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국채 3년물이 2거래일 연속 3%를 넘어선 것은 미 정부의 물가 지표를 앞두고 공격적 긴축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국채 상승에도 영향을 줬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국채 금리 급등시 국내 국채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미국은 오는 12일(현지시간) 소비자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물가가 8%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월 미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7.9% 오르며 19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높은 수준의 소비자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강도 긴축이 예고되고 있다.

긴축 우려에 미 10년물 국채 역시 연중 최고 수준을 다시 경신했다. 11일(현지시간)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90% 오른 2.774%로 마감했다. 2019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앞두고 국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0년 만에 4%를 넘어서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어 시장에서는 이번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1%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돌파한 건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석유류 가격이 31.2%나 상승한 영향이다.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광범위한 물가상승압력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2009년 6월(3.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2.9%를 기록했다.

한은도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4%대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번달이나 다음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명분이 커졌다.

이 후보자도 연일 가계부채 문제를 강조하는 등 매파적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 후보자는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묻는 질의에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 문제와도 깊이 연결돼 있고 향후 성장률 둔화 요인이 될 수 있어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안정화하는 것은 시급한 정책과제”라며 “한은이 금리 시그널을 통해 경제주체들이 스스로 가계 부채관리에 나서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밖으로는 글로벌금리 급등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고 안으로는 신정부와 한은 총재 교체기라는 정책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 1년반 넘게 지속된 약세장 속에 취약해진 투자심리
를 지지할 재료가 부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기준금리 1.75~2.0% 기대가 합히적으로 평가됐던 3월 금통위와 현재는 여건이 달라졌다”며 “당초 이번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예상이 우세했으나 물가가 4%대를 넘어서면서 대비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한은 총재 공백에도 불구하고 이번 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