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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절친’ 고다이라 나오, 10월 日선수권 대회 끝으로 은퇴

입력 | 2022-04-12 19:43:00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고다이라 나오가 12일 고향인 나가노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사히신문 제공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뒤 이상화와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한일 양국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고다이라 나오(小平奈緖·36) 선수가 12일 현역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고다이라는 이날 자신의 고향이자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나가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올 10월 전일본 선수권대회를 끝으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이상화는 평창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했고, 고다이라는 올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에 출전하며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발목 부상을 딛고 나선 베이징올림픽에서는 17위에 그쳤지만 경기 직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방송 해설위원으로 베이징에 온 절친 이상화를 향해 한국어로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요”라고 하며 끈끈한 우정을 보여줬다.

고다이라는 기자회견에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스포츠에서 은퇴라는 말은 없다고 배웠다”며 ‘은퇴’라는 단어 대신 ‘라스트 레이스’라는 표현을 썼다. 그는 “내 인생을 스케이팅으로 끝내는 것에 의문이 들었다. 마지막 올림픽 출전은 베이징에서, 마지막 레이스는 고향에서 하겠다고 지난해 여름부터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11세 때인 1998년 고향 나가노 겨울올림픽을 보며 스케이팅 선수의 꿈을 꾸기 시작한 고다이라는 일본 스케이팅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선수로 꼽힌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이상화와 ‘세기의 경쟁’을 펼치며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당시 경기를 마치고 울던 이상화를 안고 어깨동무를 하며 트랙을 돌던 장면은 지금까지도 평창 올림픽 최고의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상화는 2020년 동아일보-아사히신문 공동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나오와는 서로 메달을 따면 항상 그래왔다. 내가 1등을 하면 나오가 한국말로 ‘상화 잘 했어’라고 말하며 축하해 줬다”고 말했다.

나오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도 “스포츠는 언제 시작해도, 언제 해도, 언제 그만둬도 좋은 것”이라고 은퇴 소감을 밝히며 “10월 무대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한 각오가 돼 있다”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뜻을 내비쳤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