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로 40년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예고하고 있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CPI가 전년 동월보다 8.5% 급등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전월 대비로는 2월의 상승폭(0.8%)을 크게 웃돈 1.2% 올라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를 놓고 보면 전월 대비는 전망치(1.2%)에 부합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는 전망치(8.4%)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6.5%, 전월보다 0.3%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982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치다.
3월의 물가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휘발유와 밀·옥수수 등 주요 곡물 및 비료의 가격 상승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3월 에너지 물가는 전월보다 11%, 전년 동월보다 32% 각각 급등했다.
밀과 옥수수 등 주요 곡물과 비료를 전 세계에 공급하는 두 나라의 전쟁으로 식료품 물가 역시 전월보다 1%, 전년 동월보다 8.8% 각각 상승했다.
최근 3월 실업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치인 3.6%를 기록한 데 이어 이같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발표됨에 따라 연준의 고강도 긴축 행보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3월 3년여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내달 0.5%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내에선 올해 내 2차례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FRB내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꼽히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1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올해 연말에 중립 금리 수준인 연 2.25~2.5%의 금리에 도달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이 지난달 ‘제로(0) 금리’에서 연 0.25~0.5%로 금리를 올렸는데, 중립 금리인 연 2.25~2.5%를 만드려면 두 차례 ‘빅 스텝’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올해 6번 남아 있는데, 0.25%포인트씩 올린다면 매번 금리를 올려도 연 1.75~2%에 그치기 때문이다.
(워싱턴·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