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4일 日서 쿼드 정상회의 개최… 바이든, 23일 또는 25일 방한 유력 성사 땐 취임 2주만에 초고속 회담… 역대 한국 대통령 중 가장 빨리 열려 한미관계 포괄적 전략동맹 격상… 북한 핵실험 대응 방향도 조율 전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다음 달 24일 전후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10일 취임하는 윤 당선인이 대략 2주 만에 미 정상과 만난다는 의미로 역대 한국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빨리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
양국은 한미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시키는 등 윤 당선인이 그동안 강조해 온 ‘동맹 재건’ 관련 의제를 집중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 역대 가장 빠른 한미 정상회담 성사 전망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일본을 방문한다면 이를 전후해 방한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쿼드 정상회의 일정이 언제 잡히느냐가 문제였지 바이든 대통령의 방일(訪日) 시 방한은 예고된 수순”이라고 밝혔다. 7박 8일간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윤 당선인 측 한미정책협의대표단도 기자들과 만나 “(한미) 양측은 정상회담의 조기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23일이든 25일이든 바이든 대통령이 온다면 역대 한국 대통령 중 가장 빠른 ‘초고속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51일 만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이 미국이 아닌 서울에서 열리는 것도 1993년 7월 김영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간 회동 이후 29년 만이다.
○ 동맹 격상 방안 등 집중 논의할 듯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윤 당선인 취임 직후인 만큼 한미 정상은 신뢰를 쌓고 한미 동맹 중요성을 확인하는 의제들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일단 한미동맹이란 큰 틀에서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 다르지 않은 만큼 분위기가 훈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원장도 “양국 정상이 서로 믿고 협력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점을 확인하는 상견례로 만들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한미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하는 기본 방향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을 협의하는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등 논의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전후해 북한 핵실험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대북 대응 방향도 집중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중국을 의식해 쿼드와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 미국 주도 경제·안보 협력체 참여에 모호한 태도를 보여 왔다. 외교가에선 윤 당선인이 이러한 협력체에 공개적으로 긍정적 언급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급망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중국 견제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큰 만큼 윤 당선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아직 회담 일자도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정해진 게 없다”면서도 “5월 말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간을 쪼개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