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13일 서울 도심에서 1만여명이 집결하는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이번 집회를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밝힌 경찰은 이른 아침부터 주요 도심 예상 집결 장소에 차벽을 설치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도심에서 ‘차별없는 노동권, 질좋은 일자리 쟁취 결의대회’에 나선다. 경찰은 결의대회에 조합원 약 1만여명이 모일 것으로 보고있다.
민주노총은 당초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인근에 집회 신고를 했지만, 서울시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이유로 집회를 금지 통고했다. 민주노총이 이에 대해 효력정지 신청을 내 법원이 일부 장소에서 제한적으로 집회를 허용했지만, 민주노총은 이와 무관하게 결의대회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날 오전 8시께 서울 중구 서울시청역 인근부터 종로구 경복궁역 일대까지 이어지는 세종대로에는 수십대의 경찰 차량이 늘어서 있었다. 또 광화문 삼거리에서 사직터널 인근까지는 경찰 차벽이 세워졌다.
이른 오전부터 차벽이 설치되자 동화면세점 인근에서는 차량이 다소 정체되는 등 불편이 빚어지기도 했다.
평소 마포구에서 경복궁역으로 택시를 타고 출근하는 전씨는 “원래 15분이면 갈 거리인데, 오늘은 30분 넘게 걸렸다”면서 “경찰버스와 시내버스, 마을버스가 1·2차선을 모두 막고 있어 차가 밀려 하마터면 지각할 뻔했다”고 말했다.
한 택시기사는 “오늘은 평소보다 더 길게 경찰 버스가 늘어서 있다”며 “시위도 중요하지만 우리 같은 택시 기사들은 차가 이렇게 막혀버리면 일을 할 수가 없다. 오늘은 아예 종로 쪽으로는 들어오지 않을 예정”이라고 했다.
특히 인수위 사무실과 인접한 통의파출소 인근에는 오전 9시께부터 폴리스라인이 설치됐다. 경찰은 진입을 막기 위해 기존에 사용하던 철제 펜스와 함께 약 2m 높이의 투명 펜스도 함께 설치했다.
경찰은 별도의 교통 통제는 없이 민주노총 집회에 쓰이는 방송 차량 등을 통제하기 위해 광화문역 6번 출구 앞, 사직터널, 안국역 부근 등에 임시검문소를 설치했다. 스피커가 달린 방송차량 등이 접근하면 경찰관이 집회 관련 차량인지 확인한 뒤 돌려보낸다는 것이다.
한편 민주노총은 이번 결의대회를 통해 근로시간 유연화와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노동정책을 규탄하고 대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