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해양역사관’ 2025년 개관… 해양마린스쿨-안전체험시설 갖춰 ‘문무대왕면’으로 행정명칭 바꾸고 해양문화교육단지도 건립 계획
지난달 28일 경북 경주시 감포읍 옛 대본초교 부지에서 열린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착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첫 삽을 뜨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와 경주시는 최근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옛 대본초교에서 ‘문무대왕 해양역사관’ 착공식을 열었다. 해양역사관은 총사업비 121억 원을 들여 부지 9089m²에 연면적 1793m², 2층 규모로 짓는다. 2024년 준공해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한 후 2025년 개관할 예정이다.
1층에는 문무대왕 청소년아카데미와 해양마린스쿨, 해양안전체험시설, 카페 등이 들어서고 2층에는 문무대왕 자료관, 해양교류관 등 전시시설이 생긴다. 자료관은 문무대왕의 삼국통일 과정과 감은사지 일대의 역사 유산을 소개한다. 해양교류관은 해상제국 신라의 전성기 모습과 해양 경로, 교역 등을 통해 돋보였던 신라인들의 국제적 감각과 해양 개척 정신을 보여준다.
경주시는 해양역사관을 문무대왕의 호국 애민 정신을 기리는 한편 해양을 통해 세계로 뻗어가는 청소년들의 꿈과 개척 정신을 함양시킬 수 있는 체험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미래 인재를 육성하는 소중한 터가 될 것”이라며 “동해안 일대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상절리와 송대말 등대를 연계한 새로운 코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명부터 새로 만들었다. 경주시 양북면이 지난해 4월 1일 주민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지역 고유성과 역사성을 반영한 ‘문무대왕면’으로 바뀌었다. 김남일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은 “문무대왕의 업적이 후세에 재평가돼 지역 특색과 정서를 살리는 이름을 갖게 됐다. 주민 대다수의 공감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새 이름과 함께 해양 역사와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관광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행정기관으로 알려진 신라의 ‘선부(船府)’를 기리는 역사기념공원도 조성한다. 문무대왕은 678년 선부를 설립하고 바다를 통해 전 세계와 활발한 교류를 했다고 전해진다. 해양수산부는 2016년 그를 해양 역사 인물 17인에 선정했다.
선부 역사기념공원은 문무대왕면 용당리 일대에 조성한다. 총사업비 200억 원을 투자해 문무대왕 상징 타워를 건립하고 해양역사 전시 및 녹지 공간을 만들 계획이다. 해양체험 증강현실(AR) 영상관을 비롯해 해양 인물관, 선박관, 박물관도 들어선다. 해수부는 지난달 이번 사업의 기본 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시작했다.
도는 국립 선부 해양문화교육단지도 구상하고 있다. 총사업비 350억 원을 투자해 문무대왕면과 감포읍 일대 약 3만4300m² 부지에 선부역사관과 해양체험관, 선부바다학교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도는 해양문화교육단지를 해양문화교육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내 관련 프로그램의 활성화, 전문화, 산업화를 이끄는 컨트롤타워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향후 해양문화교육 자산의 학술적 가치 탐구와 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한 연구기관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문무대왕의 정신을 계승해 우리의 찬란한 해양 역사를 널리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문무대왕면 일대를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 해양문화, 관광자원이 어우러진 국제적 명소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