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하던 중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4.13/뉴스1 © News1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잇단 칼럼 논란에 자녀 의대 편입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청문회 시작 전부터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면서 사퇴 요구를 거세게 가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 후보자에 대해 “보건복지 총책임자로서 전문성이 없을 뿐 아니라 비뚤어진 여성관으로 정부에서 일할 기본적 소양이 갖춰지지 않은 인물”이라고 비판하고 “후보자 지명 재고”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더불어 정 부호자에 대한 사퇴 또는 낙마를 거론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대구·경북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에 ‘의창’이라는 칼럼을 기고했는데, 해당 칼럼에서 결혼·출산에 대한 시각, 여성관 등의 문제를 드러냈다.
정 후보자는 칼럼에서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이라고 했으며 “의사는 3m 떨어져 있고 여환(여자 환자)분은 의사 지시에 따라 청진기를 직접 몸에 대면 된다”고 했다. ‘3m 청진기’는 전국의사총연합이 의료인의 성추행 고발로 인한 취업제한에 반발하면서 사용한 용어로, 이에 공감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또 면접 지원자들의 ‘포샵’을 거론하면서 “남자보다 여자가 더 심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소 온난화’라는 제목의 칼럼에서는 남성의 성기능 주범은 노트북 컴퓨터로 기자회견장에 몰려있는 기자들을 보면 된다고 적었으며, ‘쩍벌(다리를 벌리고 앉는 것)’이 남성 성기능에 좋다고 언급했다.
재산 문제도 지적된다.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원장 재임 3년 동안 재산이 20억원 증가한 것으로 신고했다. 정 후보자 측은 “금융계좌 중 이미 해지된 2건(6억1900만원)을 현존 계좌로 착오해 신고했다”고 설명했지만, 이외에도 대구에 살면서 구미에 소유한 논밭을 보유해 ‘농지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아들은 경북대 이공계열 학과를 재학 중이었는데 이 당시 대구·경북 지역 고교·대학 출신자들에게만 지원자격이 주어지는 ‘특별전형’이 신설됐고, 이를 통해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후보자 자녀 의대 편입 관련 기사를 공유하고 “윤석열 당선자의 절친 정 후보의 자녀에 대해 검찰·언론·경북대는 철저한 수사·조사·취재를 할 것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보탰다.
외과 전문의 출신인 정 후보자는 사회 복지·연금 개혁 등의 정책에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함께 나온다.
다만 정 후보자는 거센 사퇴 요구에도 “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보도설명자료에서는 “10여년간 우리 사회의 성인지 감수성이 성숙해온 만큼 후보자의 인식도 많이 변화했다”며 “현재 시점에서 10여년전 작성한 칼럼을 보면 후보자 역시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녀 의대 편입 논란에는 “학사편입 모집 요강에 따라 적법한 절차로 부정의 소지 없이 편입했다”며 “자세한 사항은 청문회를 통해 설명드리겠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3일 2차 장관 후보자 인선 기자회견에서 장관 후보자들의 과거 발언 논란과 관련해 “저는 듣지 못한 얘기”라며 “문제가 있어 보도하면 제가 살펴 보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