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2022.4.14/뉴스1 © News1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 남북관계에 의미 있는 진전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현역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이기도 한 권 후보자가 새 정부 통일부 수장으로 발탁되면서 정부 안팎에선 벌써부터 ‘통일부가 실세 장관을 맞이하게 됐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권 후보자는 14일 오전 남북회담본부에 차려진 후보자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새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해 “남북대화 모멘텀을 어떻게 만들어낼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일단 대화가 시작돼야 방향이 잡힐 수 있다. (대화) 모멘텀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하루 빨리 만들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올 들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를 포함해 모두 12차례(실패 1차례 포함)에 걸쳐 탄도·순항미사일 발사와 방사포 사격 등의 무력도발을 벌였다. 또 최근엔 2018년 5월 폐쇄했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 내 지하갱도를 복구 중인 정황도 포착됐다. 이에 군과 정보당국에선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 새 정부가 출범하는 건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때와도 유사하다. 북한은 2012년 초 북미 간 ‘2·29합의’를 파기하고 같은 해 12월12일엔 ‘인공위성 발사’란 명목으로 ICBM급 장거리탄도미사일 ‘은하3호’를 쐈다.
또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2월 북한은 제3차 핵실험 실시했고, 그해 3월 북한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한미연합 군사훈련에 반발해 판문점 남북연락사무소 직통전화를 끊고, 군 통신선을 단절했다. 이에 우리 정부 또한 개성공단 가동 중단이란 강경 대응을 취하면서 남북한 간의 갈등은 한층 깊어졌다.
윤 당선인은 후보시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타격’을 언급하는 등 강경한 대북인식을 드러냈다. 이 같은 윤 당선인의 대북정책 방향을 두고 북한도 선전매체 등을 통해 강력 비판해왔기에 내달 출범하는 새 정부에서도 남북관계는 그리 순탄치 못할 것이란 관측이 많은 상황이다.
권 후보자는 전날 통일부 장관 후보자 지명 뒤 기자회견에서 “(대북문제는) 기본적으론 원칙에 근거해서, 다른 한편에선 실용적·합리적인 결정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선 윤 당선인이 측근인 권 후보자를 통일부 장관으로 지명한 데는 ‘남북관계 정상화와 관련 문제 해결에 적잖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도 같은 이유에서 “북한이 권 후보자의 향후 언행에 보다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아직 윤석열 정부가 추구하는 남북관계나 관련 대북 메시지가 아직 불분명하단 점에서 북한과의 대화·협상이 순조롭게 시작될 수 있을진 의문이란 평가도 많다. 이와 관련 대북 전문가들로부턴 “지금 같은 상황에선 누가 통일부 장관이 되더라도 남북관계에 큰 변화가 오긴 어렵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