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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회장 “내부 체질 개선 필요…새 정부 규제완화 기대”

입력 | 2022-04-14 13:11:00


“차를 많이 판다고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오토쇼 참가를 위해 뉴욕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특파원단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업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의 미국 시장 판매량이 일본 혼다를 제친 소회를 묻자 “품질 문제도 중요하고 타는 사람들이 만족을 해야 하는 것이고, 실속 있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저희 내부 체질을 바꾸는 데 노력을 많이 해야 된다고 본다”며 “체력과 체질이 좋아야지 체격만 크다고 좋은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의지에 대한 질문에는 “얼마 전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와서 규제 완화에 대한 새 정부 의지에 대해 설명했다”며 “자율주행 등 세세한 부분을 말씀드렸고, (우리 말씀을) 많이 들어주셔서 직원들이 많이 고무됐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정부든지 우린 항상 같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 정부에 대해서는) 항상 기대해왔다”며 규제 완화에 대한 한결같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어느 정부든지 저희 하기에 달렸다”며 “안 풀리는 부분 있으면 안타깝지만 다른 쪽으로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창업주가 ‘현대’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정비소, 중동 건설, 한강 대교 등을 일구셨고 당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현재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인간을 위해 계속 도전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을 바꿔나간다기보다는 고객이 편한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현대차그룹을 변화시키려 한 노력에 대해 “소프트웨어 부분이 혁신적으로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지금 시작하는 단계”라며 “가야 할 길이 멀다. 점수로 하자면 당연히 100점은 안되고 30이나 40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차세대 먹거리’에 대해 “전 세계에서 우리가 잘 하다 보면 국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다 보면 더 많은 일자리가 국내와 해외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최근 불안한 국제정세에 대해 “(이런 일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어떤 일이 시작될 때 민첩하게, 또 시나리오를 갖고 움직여야 한다”며 “회사에서도 예측 기능을 많이 개선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이날 열린 뉴욕오토쇼는 1900년 시작돼 올해로 120회를 맞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전시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년과 지난해 열리지 못했고 올해 3년 만에 정상 개최됐다. 이날 오토쇼가 열린 맨해튼 재비츠센터는 팬데믹 기간에는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임시 병상, 또는 대형 백신 접종소로 쓰였다. 이번에는 전시회가 오프라인으로 재개됐고 백신 접종 검사나 마스크 착용 의무화도 하지 않는다. 프레스데이인 이날 대부분 참석자는 마스크를 하지 않고 기자회견을 포함한 행사에 임했다.

올해는 현대차와 기아를 비롯해 도요타 포드 닛산 인피니티 스바루 등 33개 브랜드, 50여 차종이 전시됐다. 북미 시장에서 인기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전기차가 대세를 이뤘다. 행사장에는 전시 차량의 주행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트랙도 설치됐다.

현대차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 부분 변경 모델 ‘더 뉴 팰리세이드’를 선보였다. 기존 모델 디자인은 계승하면서 안전성과 편의성을 높였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새 모델은 국내에서는 다음달에, 북미 시장에서는 올여름 각각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도 이날 북미 전용 SUV 텔루라이드의 부분 변경 모델 ‘더 뉴 텔루라이드’를 공개했다. 내비게이션의 제한속도 정보를 넘겨 주행하면 경고하는 등의 운전자 보조시스템을 넣고 5명까지 접속 가능한 차량용 와이파이 기능 등을 추가했다. 기아는 또 친환경 SUV 모델 ‘디 올 뉴 기아 니로’(신형 니로)를 미국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는 이날 오토쇼 현장에서 열린 월드카어워즈 ‘2022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대상 ‘올해의 차’를 포함한 3개 부문을 휩쓸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