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등판인 6일 두산전에서는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데뷔 시즌인 2018년 9월 14일 LG전 이후 무려 1300일 만에 선발승을 수확하기도 했다. 길었던 재활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 듯 하다.
양창섭은 덕수고 시절이던 2016, 2017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2년 연속 우승을 이끌며 대회 역사상 두 번째로 2년 연속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된 유망주였지만 프로 데뷔 이후 날개를 펴지 못했다. 2018년 7승 6패 평균자책점 5.05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이듬해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재활에 돌입했다. 이후 2020, 2021 두 시즌 동안 승리는 단 1승(1패)에 그쳤다.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지난해 144.4㎞에서 올해 142.3㎞으로 줄었지만 볼은 더 까다로워졌다는 평가가 들린다. 패스트볼 중 일부가 싱커로 분류될 정도로 움직임이 커졌다는 게 스포스틱스 측의 설명이다. 13일 한화전에서는 22명의 상대 타자 중 81.8%인 18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 구사를 할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볼넷, 몸에 맞는 공도 하나 내주지 않았다. 양창섭의 이닝 당 출루허용률(WHIP)은 0.75로 리그 전체 7위다.
지난해 KT와의 사상 첫 정규리그 1위 결정전 끝에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내지 못한 삼성으로선 승리를 이끌어줄 수 있는 선발 자원의 부활이 반갑다. 5선발 양창섭이 단단해질 수록 뷰캐넌(33), 수아레즈(33), 원태인(22), 백정현(35)으로 이어지는 팀의 선발 마운드도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