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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투잡해 번 돈, 음료는 못 사 죄송”…보육원에 치킨 선물한 남성

입력 | 2022-04-14 14:43:00

A씨가 대전 유성구의 한 보육원에 기부한 치킨. (보육원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퇴근 후 배달 기사로 일하며 투잡을 뛰는 한 남성이 보육원 아이들에게 치킨 220조각을 선물했다고 밝혀 훈훈함을 안기고 있다.

누리꾼 A씨는 지난 1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돈으로 보육원에 치킨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본업을 퇴근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배달 일을 했다”며 “배달한 지 얼마 안 됐지만 급한 거 메꾸고 나면 배달비 기부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가 기부할 수 있는 돈은 약 27만원이었다. 그는 보육원 아이들한테 치킨을 기부하기로 마음먹고 지난 1일 실행에 옮겼다.

그는 “브랜드 치킨으로 여러 마리 시켜주고 싶었지만 정해진 금액 내에서 해야 하고 형편이 넉넉지 못했다”며 “1+1으로 해야 금전적 부담도 덜고 수량도 여유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A씨는 ‘1조각+1조각 행사’를 이용해 치킨 총 220조각을 주문했다. 그리고 120조각과 100조각으로 나눠 두 곳의 보육원에 전달했으며, 이 중 한 곳은 A씨가 직접 방문해 전달했다.

A씨가 주문한 내역과 직접 배달간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 뉴스1

A씨는 “애초 한 곳의 보육원에만 기부하려고 했으나, 몇 군데 전화해보니 보육원에 있는 아이들이 예상보다 적었다”며 “또 문제는 대부분 외곽이라 배달 주문이 안 돼 한 곳은 직접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퇴근길이라서 차도 막히고, 집에서 매장까지 거리가 있어서 시간 내에 가려다 보니 초조했다”며 “120조각은 생각보다 많고 무거웠다. 간신히 택시를 잡았고, 한 할머니가 치킨 싣는 걸 도와주셨다. 택시기사는 기부한다고 하니 치킨 냄새를 양해해줬다”고 했다.

보육원에 도착한 A씨는 직원들 도움으로 무사히 치킨을 전달했다. 그는 “음료는 주문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며 “치킨 기부한 곳에서 감사하다고 연락해 와서 뿌듯했다”고 전했다.

이후 치킨 몇 조각을 먹고 다시 배달 일을 하러 간 A씨는 “아이들이 맛있게 먹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형이 배달 더 해서 한 번 더 놀러 갈게”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감동이다”, “마음이 정말 예쁘다”, “이런 글 정말 오랜만에 본다”, “진짜 멋있다”, “꼭 A씨에게 좋은 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A씨 같은 사람이 있어서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것 같다”, “착한 배달 기사 인정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A씨가 직접 배달을 간 보육원 측은 “따뜻한 치킨을 바로 가져다주셔서 아이들이 저녁 먹고도 맛있게 먹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