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황매실’ (전남 순천시 제공)2021.12.9/ 뉴스1
터키인들은 매실을 맛봄으로써 봄이 온 것을 기념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매실은 노동 계급을 위한 저렴한 식품이었다. 그러나 최근 인플레이션이 급등함에 따라 ‘봄의 선구자’ 매실이 터키인의 식탁에서 사라졌다.
최근 터키에서는 매실이 1㎏에 50달러 이상을 호가하고 있다. 월 최저임금이 290달러인 이 나라에서 50달러를 주고 매실을 사먹을 사람은 많지 않다. 터키 노동계급의 식탁에서 매실이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터키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에 비해 61% 급등했다. 이는 2월 54%를 상회한 것은 물론 2002년 3월 이후 20년래 최고치다. 부분별로는 식품 가격이 70.3%, 에너지 가격은 103% 각각 폭등했다.
문제는 터키의 인플레이션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부터 50%대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높은 금리가 성장을 위협하는 ‘적’이라며 물가압박에도 기준금리를 지난해 말 이후 5%포인트 낮췄다. 금리를 올려 물가를 잡아야 하는데 오히려 역행하자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이 폭등했다.
이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더해지자 터키의 인플레이션이 60%대로 더욱 치솟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서방의 강력한 제재로 달러 접근이 차단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터키 리라화가 가장 약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의 무리한 정책이 서민의 식탁에서 매실을 앗아간 것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