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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금리인상 압력에 국내 물가상승률도 4%대를 웃돌면서 한국은행이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금융권과 학계 전문가들은 연내 기준금리가 2%를 넘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0.25%포인트(p) 올린 1.50%으로 결정했다. 지난 2019년 7월 이후 약 2년 9개월 만에 1.50%로 올라섰다. 시장에선 총재 공석을 이유로 금통위원들이 5월로 인상 시기를 넘길 것이라 봤으나, 예상을 깨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3월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상회한 4.1%로 나타난데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의 5월 빅스텝(기준금리 인상폭을 0.25%p에서 0.50%p으로 확대) 가능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은 이날 기준금리 인상 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으며, 총재 공석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외화 유출이나 환율 쪽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한국도 그에 맞춰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미국이 기준금리를 3%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미리 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2% 이상 금리를 올릴 상황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미국 연준(Fed)은 8.5%에 달하는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5월 ‘빅스텝’을 포함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전망이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 연준의 정책금리는 내년 하반기 3%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국은행도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왔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물가상승률이나 성장률을 감안하면 2%라해도 완화적”이라며 “미국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텐데,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인상 기조로 가는 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만약 미국이 2%까지 금리를 올린다고 하면 한국은 2.5%까지는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며 “자본 유출이나 외환 시장을 보면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은도 시장의 전망을 인지하고 있다. 주 의장 대행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이 과거에 기준금리 연말 1.75~2.0%로 기대했는데 현재는 시장의 기대가 거기서 한층 높아졌다”며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고 미 연준의 빠른 긴축이 예고되면서 기대가 높아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