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국은행 기준금리(1.5%)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직전보다 높아지면서 팬데믹 시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섰던 대출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연말 기준금리가 2.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와 이미 최고 연 6%를 넘어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대에 진입하는 건 시간문제가 됐다.
기준금리가 연내 2%까지만 올라도 올해 가계의 이자 부담은 13조 원 이상 급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추가 금리 인상에 대비해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는 연 3.9~6.45%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3.6~4.978%)과 비교하면 3개월여 만에 상단이 1.472%포인트 치솟았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까지 반영되면 주담대 변동금리도 조만간 최고 6%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연 2~2.5%까지 오른다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7%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월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의 76.5%는 금리 인상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변동금리 대출이어서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1755조8000억 원)의 변동금리 비중도 이와 비슷하다고 가정하면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의 이자 부담은 3조358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올 들어 이미 기준금리가 0.25%씩 두 차례 오른 데 이어 연말 2%까지만 올라도 가계의 이자 부담은 연간 13조4300억 원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특히 영끌, 빚투족 가운데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20, 30대가 많은 데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빚으로 연명해온 취약계층이 늘고 있어 이들의 부실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은행 창구에는 대출 갈아타기 등을 고민하는 금융소비자들의 상담 문의가 이어졌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대출 만기가 3년 이상 남았다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며 “예·적금도 추가 금리 인상을 감안해 장기보다는 단기 상품으로 가입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은경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PB팀장은 “본인의 만기와 중도 상환 수수료를 고려해 대출 상환 전략을 세우고 승진, 이직 등으로 신용도가 올랐다면 금리 인하 요구권을 적극 활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