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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 혁신 이제 시작… 체격만 커선 안돼”

입력 | 2022-04-15 03:00:00

뉴욕오토쇼 현장서 간담회
“소프트웨어 혁신 아직 갈길 멀어, 인간 위해 계속 도전하는게 목표
수소전기차 안 하지는 않을 것, 조금 오류 있어 수정하는게 시급
어느 정부든지 우리 하기에 달려”… 아이오닉5 ‘올해 세계의 車’ 선정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제네시스하우스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가운데)과 장재훈 현대차 사장(왼쪽), 호세 무뇨스 현대차 미주대권역 사장이 특파원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뉴욕 오토쇼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아래 사진)가 ‘2022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 “외형 확대보다 체질을 강화해 내실을 다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체력이 좋고 체질이 좋아야지 체격만 크다고 좋은 건 아니지 않느냐.”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오토쇼에 참가하기 위해 뉴욕을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특파원단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의 미국 시장 판매량이 일본 혼다를 제친 소감을 묻자 “품질 문제도 중요하고 타는 사람들이 만족을 해야 하는 것이고, 실속 있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기업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특히 변화와 스피드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정 회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현대차그룹을 변화시키려 한 노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묻자 “내부적으로 변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다. 변화의 과정에 있다”며 “소프트웨어 부분이 혁신적으로 많이 바뀌어야 하는데 지금 시작하는 단계”라고 답했다. 이어 “가야 할 길이 멀다. 점수로 하자면 당연히 100점은 안 되고 30점이나 40점”이라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최근 현대차의 글로벌 위상이 올라간 데 대해서도 “창업주가 ‘현대’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정비소, 중동 건설, 한강 대교 등을 일구셨고 당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현재 변화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인간을 위해 계속 도전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을 바꿔 나간다기보다는 고객이 편한 쪽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해 최근 불안한 국제 정세에 대해서는 “(이런 일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어떤 일이 시작될 때 민첩하게, 또 시나리오를 갖고 움직여야 한다”며 “회사에서도 예측 기능을 많이 개선하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새 정부의 규제 완화 의지에 대한 질문에는 “얼마 전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와서 규제 완화에 대한 새 정부 의지에 대해 설명했다”며 “자율주행 등 세세한 부분을 말씀드렸고, (우리 말씀을) 많이 들어주셔서 직원들이 많이 고무됐다”고 전했다. 그는 “어느 정부든지 우린 항상 같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 정부에 대해서는) 항상 기대해왔다”며 규제 완화에 대한 한결같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어느 정부든지 저희가 하기에 달렸다”며 “안 풀리는 부분 있으면 안타깝지만 다른 쪽으로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수소전기차 사업에 대해선 “안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소전기차에 조금 에러(오류)가 있어 수정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만 “원하는 목표가 있어 달성하는 데 딜레이(지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추진에 대해선 “지배구조 개편은 정답이 있는 건 아니다”며 “사업적 변화가 많은 만큼 신사업을 보면서 하는 게 좋다고 보며, 페이스에 맞춰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뉴욕오토쇼는 1900년 시작돼 올해로 120회를 맞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전시회다.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는 오토쇼 현장에서 열린 ‘월드카 어워즈’ 시상식에서 ‘2022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됐다. ‘세계 올해의 전기차’와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에도 선정되며 6개 부문 중 3개를 휩쓸었다. 심사위원단은 아이오닉5에 대해 “현대차의 완벽한 주력 모델로,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혔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에 참석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의 비전인 ‘인류를 위한 진보’를 실현하겠다는 약속에 한 발 더 다가서게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