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흔한 코로나19 후유증 가운데 하나가 기침이다. 만약 기침이 8주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 기침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원인이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 이미지투데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필자는 지난달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 나은 이후로 여전히 ‘잔기침’이라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외국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후유증 가운데 가장 많은 증상이 피로감, 기침 등일 정도로 기침은 흔한 후유증이다.
기본적으로 기침 증상은 우리 몸의 방어기전이다. 즉, 기침은 기도로 이물질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폐와 기관지의 분비물을 제거하는 정상적인 반응이다. 기침을 통해 몸 안의 해로운 것을 밖으로 배출하는 과정이다.
코나 목, 기도 및 식도의 점막엔 기침 수용체라고 하는 버튼이 분포하고 있다. 이물질이나 분비물이 이 부위를 자극해 기침 버튼이 눌리면 반사적으로 기침이 나온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에 생기는 기침은 주로 ‘상기도’에 생긴 염증 반응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상기도 점막으로 침투해 염증 반응이 생기면 기침 수용체가 자극을 받아 기침이 나온다. 그런데 바이러스가 소멸되고 난 뒤에도 기도 염증 및 기도 과민함, 점막 손상으로 기침이 지속된다.
특히 기도가 과민해지면 찬 공기, 작은 이물질 등의 자극에도 쉽게 기침이 생기기 때문에 가벼운 천식 증상을 겪는 것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3주 이상 8주 미만으로는 감염 후 기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8주 이상 만성 기침으로 지속된다면 기침의 여러 가지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일반 감기와는 달리 저절로 낫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만성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후비루 등 상기도증후군 △위식도 역류성 질환 △천식이 꼽힌다. 상기도증후군은 코와 부비동의 염증이 있고 난 뒤 늘어난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등을 말한다. 입안을 자세히 보면 콧물이 뒤로 넘어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심한 기침으로 인한 위식도 역류로 만성 기침이 생기기도 한다. 누워 있다가 일어나는 아침에 주로 발생한다. 천식은 마른기침이 특징이며 기도가 특정 물질에 반응해 수축하면서 나오게 된다.
대개는 시간이 지나면 기침도 나아지지만 8주 전에 한 번쯤 검사를 받아야 되는 경우도 있다. 즉, 원래 건강했는데 코로나19 감염 이후로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폐결핵 등의 다른 원인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흉부 엑스선 촬영을 포함한 검사를 받기 위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평소 생활습관도 기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강동성심병원 코로나 후유증 전담 의사인 송주연 호흡기 내과 교수는 “기침을 심하게 할수록 기도의 손상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기침을 줄이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면서 “기도나 식도에 보습하듯이 물을 수시로 마시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특히 기침하려고 할 때 물을 마시거나 껌을 씹거나 사탕을 먹는 것도 기침을 줄이는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기침을 하면서 피가 나는 객혈, 쉰 목소리나 쇳소리, 컹컹 짖는 듯한 기침, 호흡 곤란, 발열, 체중 감소, 사지부종 등의 전신 증상 등이 동반되면 단순한 코로나19 후유증이 아닐 수 있다. 이런 경우 2주 이상 경과를 더 기다리기보다는 즉시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특히 원래 폐 질환이나 심장 질환이 있거나, 폐렴을 자주 앓았거나, 섭식장애가 있었거나, 55세 이상 30년 이상 매일 1갑 이상 흡연을 한 이는 진료가 필수다. 기침이 폐렴으로 번져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