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커상 최종후보작 ‘저주토끼’ 작가 정보라-번역가 허정범 간담회 정보라 “소수자 고통에 대해 쓸 것” 허정범 “鄭작품 무조건 번역하고파”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정보라 작가(오른쪽)와 허정범 번역가. 뉴시스
“변기에서 머리가 나와요. 엄청난 상상력이죠.”(허정범 번역가)
“변비가 생긴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립니다.”(정보라 작가)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단편소설 ‘머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두 사람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영국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저주토끼’(Cursed Bunny·아작)에 실린 이 작품은 화장실 변기에서 머리가 튀어 나오는 내용이다. 공포와 유머가 뒤섞인 독특한 작품을 써내고 번역한 두 사람다운 4차원적 답변이었다.
정 작가는 단편소설집 ‘여자들의 왕’(아작)과 장편소설 ‘호’(아작)를 각각 올 6, 8월 출간한다. 정 작가는 “현재는 해양수산물 시리즈를 쓰고 있는데 문어는 썼고 상어, 멸치, 김 등을 소재로 새로운 소설을 쓸 예정”이라며 “포항 남자를 만나 포항으로 시집을 갔는데 제사상에 너무 큰 문어가 오르는 게 충격적이라 소설을 구상하게 됐다”고 했다. 정 작가는 “주목받지 못하던 시기에 내 마음대로 써보자 하며 소설을 썼다”며 “소수자, 고통, 상실에 대해 계속 쓰고 싶다”고 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