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 놓고 혼선 장기화
이의신청한 김진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전 김진태 전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강원도지사 공천을 신청했지만 이날 컷오프됐다. 사진공동취재단
6·1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혼선이 길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서울을 전략선거구로 지정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후보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 급기야 후보 등록도 하지 않은 이낙연 전 대표의 추대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다른 후보들은 경선을 요구하고 있어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4일 서울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사람도 포함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공천할 것”이라며 “아무래도 경선보다는 단수 공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은 공식적으로는 경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이미 후보 추가 등록 및 전략 공천으로 기울었다는 것. 민주당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 박주민 의원 등 6명이 서울시장 공천을 신청했지만 당 지도부는 추가 인사를 계속 물색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 추대와 관련해 “(추대한다면) 본인이 응해야 한다.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3·9대선 결과 민주당이 서울에서 국민의힘에 패한 데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의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당내에서 가장 중량감 있는 인사인 이 전 대표가 나서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이 전 대표가 나설 상황은 없다”고 했다.
경선 요구한 송영길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운데)가 1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서울이코노믹포럼’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따라 당내에선 당 지도부가 서울시장 후보와 관련한 결단을 내리지 못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지역의 한 의원은 “추가 인사를 끌어들이려면 당 지도부가 일제히 움직이는 등 출마의 명분을 만들어 주기라도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도 그런 모습이 안 보인다”고 했다.
특히 국민의힘이 일찌감치 오 시장을 단수 공천하며 전열 정비를 마쳤다는 점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우려는 더 크다. 한 중진 의원은 “서울시장에 전략공천을 할 거였으면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중간 과정을 잘 관리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전혀 안 보인다”며 “가뜩이나 판세가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 갈등만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광주, 대전, 세종, 충남, 전북, 제주 등 6곳 광역단체장 후보를 경선을 통해 선출한다고 밝혔다. 5명이 뛰어든 전북의 경우 송하진 지사가 컷오프(공천 배제) 됐다. 민주당 소속 현역 광역단체장 중 첫 탈락이다. 광주는 이용섭 시장과 강기정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간의 양자 대결이 치러지게 됐다. 제주에선 재선의 오영훈 의원과 문대림 전 대통령비서실 제도개선비서관이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