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人’은 빠르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스타트업 속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자 합니다. 정확히는 ‘그들은 무슨 일을 할까?’라는 궁금함을 풀고자 합니다. 많은 IT 기업이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데, 정작 해당 인재는 그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궁금하잖아요. 예를 들어, 같은 부서, 같은 직함을 가진 구글의 인재와 페이스북의 인재는 똑 같은 일을 하고 있을까요?
이번에 ‘스타트업人’으로 소개하는 스타트업은 ‘테사(TESSA)’입니다. 테사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아트테크(Art-Tech, 예술과 재테크를 합친 단어)’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입니다. 블루칩(우량) 예술 작품을 구매해 소유권(지분)을 나눠 회원에게 판매하는데요. 수억 원~수십억 원에 달하는,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고가의 미술 작품 소유권을 여러 명이 참여해 구매할 수 있도록 돕죠. 수백, 수천 명이 수십, 수백 명이 미술 작품을 분할 소유하기 때문에 억대가 넘는 작품도 소액(최소 1,000원)으로 투자해 구매할 수 있습니다.
테사에서 만난 인재는 전하영, 원윤지 콘텐츠 에디터(이하 에디터)입니다. 두 분은 아직 생소한 미술품과 투자, 아트테크를 테사 회원들이 보다 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요. 테사의 두 에디터가 어떤 고민을 안고 일하고 있는지 소개합니다.
TESSA 뮤지엄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전하영 에디터(좌)와 원윤지 에디터(우)’, 출처: 테사
아트테크 스타트업 속 에디터?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소개를 부탁드린다.
공통: 안녕하세요. 테사 마케팅팀 소속 전하영 에디터, 원윤지 에디터입니다. 테사는 미술품 투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노력하고 있는 ‘블루칩 미술품 투자 플랫폼’인데요. 저희가 담당하고 있는 일은 자체 콘텐츠 기획 및 제작, 관리입니다. 어떻게 하면, ‘미술품’과 ‘투자’라는 생소한 분야를 회원들이 즐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이를 콘텐츠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객들이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테사 모바일 앱 내부뿐만 아니라 PR, SNS 등 외부로 표출되는 텍스트를 검수하고 있어요.
IT동아: 테사에 합류하기까지 어떤 일을 했었는지 궁금하다. 두 분의 커리어를 듣고 싶은데.
전 에디터: 대학교에서 문예 창작을 전공했습니다. ‘글이 나의 그릇이라면, 거기에 무엇을 담아야 할까?’라는 고민을 오래 가지고 있었어요. 그렇게 찾은 결론은 예술이었습니다. 이런저런 고민으로 힘들 때마다 예술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고 답을 찾는 데 도움을 얻었어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과 얘기해보면 ‘예술은 멀고 어렵다’라는 의견이 많더라고요.
TESSA 뮤지엄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전하영 에디터(좌)와 원윤지 에디터(우)’, 출처: 테사
원 에디터: 대행사 콘텐츠 마케터로 일하다가 인하우스 마케터를 거쳐 테사에 에디터로 입사했습니다. 디지털 광고대행사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SNS 채널을 맡으면서 어떤 콘텐츠와 이벤트가 효과적인지 경험했어요. 그러다가 더 넓은 관점으로 브랜드가 가는 방향을 파헤쳐 보고자 인하우스 마케터로 이직했습니다.
인하우스 마케터로 일하면서 제품의 질이 좋아도 매출을 견인하는 건 고객에게 제공하는 일관된 브랜드 경험과 스토리라는 걸 깨달았어요. 당시 웹페이지부터 카피, 영상 등 브랜드 내외부에 노출하는 모든 텍스트와 메시지 톤을 일정하게 맞추는 일을 했죠.
테사의 합류는 성장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습니다. 회사의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더 도전할 수 있고, 변화하는 환경에 저를 노출하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테사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IT동아: 테사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테사 앱에 표출하는 ‘투자 정보’ 페이지를 제작하는 일입니다. 투자 정보 페이지는 ①작가/작품 소개, ②투자 리포트로 구성하는데요. 미술품을 선정하고 수급하는 ‘테사 Asset’의 R&A(Research and Acquisition)팀으로부터 매달 작품 리스트를 전달받으면, 저희는 해당 작가와 작품에 대해 방대한 양의 리서치 및 분석을 진행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핵심을 짚어 소개하는 글을 쓰죠.
테사 앱 내 ‘투자 정보’ 탭(좌)과 매거진(우), 출처: 테사
그리고 R&A팀에서 작성한 투자 리포트 초안을 고객들이 읽기 쉬운 언어와 구조로 다듬어 가독성을 높입니다. 테사의 고객은 미술 비전공자 비중이 더 높아요. 이에 전문 용어는 설명을 덧붙이거나 각주를 달아 이해를 돕습니다. 텍스트 분량이 많은 만큼 읽기 쉬운 문장인지, 브랜드 결과 맞는 어투인지 등을 고려합니다.
고민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에요(웃음). 테사가 선정하는 아티스트는 이미 세계적 거장인 ‘블루칩 아티스트’와 해외 미술시장에서 인기는 높지만 아직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미드 커리어 블루칩 아티스트’, 이렇게 두 분야거든요. 후자의 경우, 국내 자료가 적다 보니 아티스트 개인 SNS 계정부터 인터뷰, 책, 유튜브, 논문 등 해외 자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합니다.
출처: 테사
두 번째는 선정작 관련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입니다. 투자 정보 페이지는 선정 작품 자체의 투자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면, 관련 콘텐츠는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더욱 풍성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고객의 흥미를 끌 만한 이야기를 소개하거나, 테사 뮤지엄에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고객들을 위해 작품 실물을 세밀하게 촬영한 ‘랜선 투어’도 진행하죠. 텍스트 외 매체에 익숙한 분들을 위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고객이 테사에서 일관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브랜드 아이덴티티 가이드와 라이팅 가이드(Writing Guide) 등을 제작합니다. 앞으로도 테사 안팎의 텍스트와 메시지를 계속 정비할 예정이구요.
미술품과 작가의 가치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IT동아: 아트테크 스타트업과 에디터… 독특한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에디터 두 분이 생각하는 테사는 어떤 회사인지,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공통: 보통 ‘에디터’라고 하면 잡지 등 매체를 떠올릴 겁니다. 하지만, 테사는 콘텐츠 전문 회사가 아니라, 미술품 투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블루칩 미술품 투자 플랫폼’이에요. 미술 시장은 전문 컬렉터, 경매 기관, 자산가 등 소수만이 접근할 수 있던 영역이라 비즈니스 선례 자체가 적어요. 이에 테사 스스로 연구하고 개발하며 개척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테사는 협업할 줄 아는 조직입니다. 기획자 ∙ 개발자 ∙ 디자이너 ∙ 마케터 ∙ 법무사 ∙ 아트 리서치 애널리스트(Analyst) ∙ 에디터 등 다양한 직군이 서로를 존중하고 논의를 거쳐 방향성을 찾아가요.
실제로 모든 팀의 업무도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서 작품 하나를 오픈하기까지 전 과정을 단계별로 함께합니다. 테사가 아니었다면 만나기 어려웠을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협업’의 의미를 배우고 있어요.
테사가 전문 에디터를 두고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는, 작품을 비단 투자 상품으로만 취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테사가 소수만이 접근했던 폐쇄적인 미술 시장을 열어젖히고 있다면, 테사 에디터는 테사의 관점을 스토리텔링으로 대변하는 역할이에요. 콘텐츠를 무기 삼아 미술 시장과 고객, 브랜드와 고객 간 연결고리를 만들고, 다채로운 관점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두 에디터의 노트, 출처: 테사
테사의 R&A팀은 경매 기록 분석 등을 철저하게 데이터로 접근해 투자 상품을 찾고 소개하지만, 저희 에디터는 투자적 가치와 더불어 예술적 가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가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직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미드커리어 블루칩 아티스트’의 경우, 얼핏 보면 갑자기 스타, 인기 작가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요. 적게는 10년, 많게는 30년 이상 꾸준히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꾸려왔던 이들이죠. 그런 세월이 쌓여 만들어진 이야기를 접하고 나면, ‘이 작품이 왜 그렇게 비싼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술품은 단순히 상품이 아니라 작가의 삶이 들어있는 결정체라고 할 수 있거든요.
목표 설정부터 기획, 발행, 검수 등 모든 콘텐츠의 과정을 고민하고 책임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구요(웃음). 열심히 노력하면서 업무에 대한 정의를 찾아가고 일하는 태도와 책임감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리서치, 콘텐츠 기획, 제작 등 다양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온라인 플랫폼 특성상 피드백을 받으면 곧바로 반영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IT동아: 테사에서 일하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는지.
전 에디터: 하하. 기억에 남는 일이라… 긍정적인 의미도 있겠고, 아쉬운 의미도 있겠죠? 좋은 기억이라면, 테사만의 문화인 ‘아투데이(ArtToday)’와 ‘잇투데이(EatToday)’를 꼽고 싶습니다. 격월 마지막 주 금요일마다 전사 직원 모두 미술 전시를 보고 맛있는 걸 먹는데요. 개인적으로 미술 전시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평소 같으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시간에 사무실을 벗어나는 기분이 새롭더라고요. 동료들과 업무 얘기가 아니라 문화생활을 함께한다는 것도 굉장히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콘텐츠로 녹여 고객들과 나눌 수는 없을까, 그런 고민도 하죠. 아쉽게도 코로나19 이후 여러 명이 모일 수 없어 잠시 쉬어가고 있는데, 하루빨리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다 같이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TESSA 뮤지엄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전하영 에디터(좌)와 원윤지 에디터(우)’, 출처: 테사
반면, 준비 과정에서 작품 일정이 변경되었던 일도 기억에 남습니다. 테사의 원칙 중 하나는 ‘선구매 후판매’, 즉 작품 구매를 완료한 뒤 소유권을 분할 판매하는 건데요. 보통 해외 갤러리나 경매를 통해 작품을 수급하는데, 작품 배송 일정이나 국제 정세에 따라 부득이하게 일정을 변경할 때가 있어요. 그렇게 되면 준비하던 것들을 멈추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죠. 지켜야 하는 일정 퀄리티는 정해져 있는데, 준비 기간은 줄어들어 난감하고 속상한 게 사실이에요. 이미 일정을 공개한 후라면 고객들의 신뢰를 깨뜨리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되고요.
하지만,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찌 됐든 제대로 결과물을 만들어내자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더 공을 들이죠. 전체적인 시간은 줄어들었어도 틈틈이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은 여전히 존재하니까요. 일정 변경 때문에 모르고 넘어갈 수도 있었던 블루칩 작품을 공부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하고…, 신기하게도 그렇게 공부한 내용은 나중에 어떻게든 사용하게 되더라고요.
원 에디터: 작품을 실물로 접할 때마다 많이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사무실 2층이 테사 뮤지엄인데요. 막연히 기사, 인터뷰, 논문 등으로만 접하던 작품을 실제로 눈앞에서 본다는 게 큰 감동이더라고요. 어서 빨리 많은 고객에게 보여드리고 싶기도 하고…. 실제로 테사 랜선 투어 콘텐츠도 그렇게 해서 탄생했고요.
테사 앱 내 매거진 탭에서 확인할 수 있는 랜선투어 콘텐츠, 출처: 테사 앱
다만, 작품을 매각해 뮤지엄에서 내보낼 때면 어딘가 아쉽습니다. 분명 좋은 소식인데, 기뻐해야 하는데, 이제는 저 작품을 다시 실물로 접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따라오거든요. 좀… 시원섭섭합니다. 작품성도, 장기적인 투자 가치도 충분한 블루칩 작품이라 국내에 들여오기 어려운 작품이 대부분이거든요. 테사 고객이라면 꼭 한번 테사 뮤지엄에 방문해 작품들을 실제로 감상해 보시기를 추천해요.
없던 길을 만들고 있는 스타트업 속 에디터의 고민
IT동아: 테사는 없던 길을 가고 개척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그만큼 회사뿐만 아니라 구성원들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전 에디터: 테사에 합류하고 나서도 꽤 오랫동안 미술품을 투자 상품으로 다룬다는 것에 고민했어요. 미술투자라는 분야는 생소했고, 금액에 상관없이 돈이 오가는 현장 한가운데서 일한다는 것 자체에 왠지 모를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며, ‘어쩌면 건강한 투자가 무엇인지 제대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느꼈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미 투자는 삶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은 시대잖아요. 그렇다면, 이제는 ‘무엇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숫자로 환산되는 수익을 넘어 그 이면의 예술적 가치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미술품 투자는 충분히 긍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그 인식이 올바르게 통용되기까지 시간은 좀 필요하겠죠. 그렇다면 미술품 투자에 대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가치를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그런 걸 고민하고 있어요. 콘텐츠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파급력이 강한 존재니까요.
그래서 콘텐츠를 만들면서 꼭 지키고자 하는 규칙이 있습니다. 눈앞의 이익만 생각해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거나, 없는 말을 지어내지 않는 것, 그리고 인문학적 가치를 담아내는 것 등입니다. 테사의 콘텐츠 제작은 리서치에서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최대한 많은 양의 다양한 자료를 찾아본 다음, 그 자료를 단순히 긁어오는 게 아니라 테사의 언어로 풀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또 사소한 표현 하나라도 콘텐츠를 읽는 누군가에게 상처될 수 있는 지점은 없는지 조심하고 있어요. 이건 저희가 만드는 콘텐츠에 대한 책임감과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많은 자료를 찾고 전달해야 하는 테사 에디터, 출처: 테사
원 에디터: 저희는 디지털 환경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작합니다. 그래서 한번 업로드 한 이후에 원문을 삭제하더라도 어딘가에 영원히 남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데요. 너무 교과서 같은 이야기인가요? 하지만, 콘텐츠 특히, 디지털 콘텐츠는 책임을 꼭 동반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마감일을 지키는 수준을 넘어, 고객의 지갑을 열려는 의도만으로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소모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싶지 않아요. ‘어떻게 하면 작가와 작품을 올바르게 알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고객과 미술투자를 잇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합니다. 이러한 고민에서 앞으로 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죠.
회원 수가 늘어나고, 테사 앱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업무 템포도 한결 빨라졌어요. 이전에 작품 수급은 한 달에 한두 점 정도였다면, 이제는 매주 수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미술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이 많아진 것은 보람 있는데요. 다만, 그만큼 프로젝트성 업무에 좀 더 힘이 실리면서 정작 테사 앱 내외부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한 것 아닌가 싶어요. 이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도 감지하고 있죠.
그래서 최근 들어 브랜드 아이덴티티 및 가이드라인을 다시 제작하며, 톤을 정비하고 있습니다. 테사 전 구성원이 하나의 목소리로 일관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테사만의 전문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아직 할 일은 많고, 갈 길은 멉니다. 그래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고객들이 테사를 더 정돈되고 친절한, 그래서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확장하는’ 테사와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IT동아: 앞으로 테사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원 에디터: 미술품 투자와 일반 투자 상품 간에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어요. 주식이나 부동산 등의 상품은, 가지고 있다고 해서 보유자의 가치가 올라가지는 않거든요. 그러나 미술품은 어떤 사람이 또는 어떤 기관이 소장했는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집니다. 투자를 통해 투자자의 격이나 가치도 미술품과 함께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앞으로 테사라는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이 더 의미 있는 투자를 한다는 뜻으로 통용된다면 좋겠어요. 그런 인식에 걸맞은 양질의 콘텐츠를 더 많이, 더 다양하게 만들고 싶고요.
무엇이든 단순히 ‘돈’이라는 목적만으로는 오래 지속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만 해도 그렇죠.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넘어 취향이 되고, 취미로 즐길 수 있는 것을 지향합니다. 투자와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다면, 분명 계속 할 수 있을테니까요. 이때 ‘재미’는 작품에 대한 스토리텔링과 고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더해야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 이 매력적인 미술투자를 지속할 수 있도록 콘텐츠로 뒷받침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테사가 보여준 콘텐츠는 작가와 작품 위주였지만, 앞으로는 고객과 좀 더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콘텐츠도 기획하고 있고요.
테사가 소개하는 동영상 콘텐츠, 출처: 테사 유튜브 채널
나아가 브랜드, 미술투자, 고객 이 세 꼭짓점을 텍스트로 연결하고 싶습니다. 미술을 몰라도, 투자를 몰라도 누구나 아트테크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소수만이 누리는 것, 나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서 접하며 취미로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을 콘텐츠로 알리고자 합니다. 테사를 통해 미술과 투자 모두 우리 곁의 생활로 자리잡았으면 좋겠어요.
전 에디터: 테사의 미션은 미술투자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테사 에디터의 미션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이성적인 투자와 감성적인 투자를 모두 제공하는 거예요. 그런데 돌아보면, 지금까지 정성적인 부분에서만 접근했던 것 같아요.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게, 마음에 남는 부분이 있도록 공들여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읽혀야 콘텐츠로써 의미가 있을 테니까요.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조금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얼마 전 테사 고객을 대상으로 FGI(Focus Group Interview)를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콘텐츠에 대한 관심보다 투자라는 행위에 집중하는 분들이 더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물론, 서비스 자체의 중심은 투자이고 콘텐츠는 부가적 요소에 가깝다지만, 앞으로는 에디터의 관점에 마케터의 관점까지 겸비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였어요.
숫자에만 치중하는 투자를 넘어 예술적, 인문학적 관점에서 ‘나를 위한 투자’로 이어지려면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걸 알리고 싶어요. ‘미술투자하러 왔는데 테사 콘텐츠 잘 만드네’, ‘테사 콘텐츠는 유익한데 재미있어서 좋아’ 그런 피드백을 듣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그러려면 테사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와 고객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잘 아우르고, 다양한 채널을 잘 활용해 더 많은 사람에게 닿아야겠죠.
TESSA 뮤지엄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전하영 에디터(우)와 원윤지 에디터(좌)’, 출처: 테사
IT동아: 에디터로서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다른 동료 에디터에게 원하는 바가 있다면?
전 에디터: 콘텐츠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파급력이 큰 존재입니다. 그런 만큼 본인의 콘텐츠에 책임감을 지닌 분이면 좋겠어요. 무엇을 다룰 것인지, 어떤 관점에서 이야기할 것인지, 팩트체크는 얼마나 꼼꼼하게 했는지 등 고민부터 시작해 마지막 결과물의 퀄리티까지 모두 책임감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거든요.
더불어 본질에 대해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참 좋을 것 같아요. 단순히 업무니까 임하는 수준을 넘어 내가 맡은 일은 무엇인지, 그 일의 목표는 무엇인지, 그걸 효율적으로 이루어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끊임없이 생각해야 합니다. 스타트업 특성상 누가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민하며 답을 찾아가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잘 적응하실 수 있다면, 테사 에디터로서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원 에디터: 테사 에디터는 글만 쓰는 사람이 아닙니다. 소속팀이 마케팅팀인 이유죠. 미술시장이 변화하는 속도를 감지하면서 우리 고객에게 어떤 콘텐츠를 제공할지, 같은 메시지라도 글, 이미지, 영상 등 다양한 포맷으로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렇게 제작한 콘텐츠는 테사라는 브랜드를 대변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테사는 피드백을 빠르게 공유하는 수평적인 조직입니다. 직급 없이 서로 이름을 부르고, 필요하다면 다른 팀일지라도 기꺼이 도움을 요청하죠. 다른 말로 하면, 개선점이 필요한 경우엔 누구든 바로 이야기할 수 있고, 언제든지 각자의 영역에서 반영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는 말입니다. 테사 브랜드 코어 밸류 중에 ‘확장하는’이 있는데요. 이 코어밸류에 맞게 변화에 주저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기 역량을 확장하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무엇보다도 미술품은 사람이 만들고, 고객도 사람이고, 협업도 사람끼리 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동료를 존중하고, 사람 관계를 소중히 하는 사람이면 우리 테사와 충분히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아닷컴 IT 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