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이은해-조현수 행방 묘연… 경찰 “밀항 가능성 낮아, 조력자 있는듯”

입력 | 2022-04-16 03:00:00

수사인력 42명으로 대폭 증원… 주변인 탐문 등 소재 파악에 집중
작년 3월 “풍파 겪어” 서로 엽서… 전문가 “죄의식 조금도 안느껴져”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은해 씨(31)와 공범 조현수 씨(30)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경찰이 수사 인력을 대폭 증원했다. 경찰은 이들이 “조력자의 도움을 받으며 국내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주변인 탐문에 집중하고 있다.

검찰과 합동검거팀을 구성한 인천경찰청은 이 사건 전담팀 인원을 기존 11명에서 42명으로 최근 늘렸다고 15일 밝혔다. 이들은 2019년 6월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윤모 씨(사망 당시 39세)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달 30일 지명 수배됐다.

수사당국은 아직 두 사람의 소재를 파악할 만한 뚜렷한 단서를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카드 사용 및 통신 내역도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검경은 이들이 해외로 밀항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범죄자가 신뢰할 만한 밀항 브로커를 찾는 것은 원래도 어렵지만 이번 사건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이상 더욱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지명수배된 이은해 씨가 지난해 2월부터 같은 해 12월 잠적 전까지 살았던 인천의 한 빌라 우편함. 경찰은 이 우편함에서 이 씨와 공범 조현수 씨가 지난해 3월 한 관광지에서 서로에게 써 보낸 엽서를 발견했다. 인천=뉴스1

경찰은 이들이 자신들의 범행에 연관된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숨어 있을 공산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씨가 조건 만남을 미끼로 남성들의 돈을 훔치는 등의 범죄를 저지를 당시 알고 지내던 지인의 협력을 받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 씨가 보험사기나 윤 씨의 유족연금 수급 등을 통해 돈을 빼돌린 점으로 미뤄 상당한 도피 자금을 갖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씨 사망 뒤 1년 9개월이 지난 지난해 3월 경북 예천의 한 관광지에서 이 씨와 조 씨가 서로에게 써 보낸 엽서도 15일 뒤늦게 확인됐다. 이 엽서는 ‘느린 우체통 서비스’에 따라 333일 뒤 도착하게 돼 있었다.

엽서에서 이 씨는 조 씨에게 “나 때문에 온갖 풍파 다 겪었는데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썼고, 조 씨는 이 씨에게 “아직 살고 있다면 큰 재앙은 없었다는 거겠지”라고 썼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애정을 활용해 ‘동맹’ 관계가 끊어지지 않도록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엽서에 혼인 관계였던 피해 남성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고 죄의식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