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대 사망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숨지게 한 혐의로 공개수배된 이은해(왼쪽)와 내연남 조현수가 16일 오후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오피스텔에서 검거, 고양경찰서로 인치되고 있다. 2022.4.16 뉴스1
3년 전 가평 계곡서 벌어진 A씨(당시 39)의 사망을 단순변사로 내사종결했던 안미현(사법연수원 41기) 검사가 “피해자와 유족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힌 데 대해 김후곤 대구지검장(사법연수원 25기)이 “용기 있는 안미현 검사의 고백”이라고 두둔했다.
김 검사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1>이 지난 15일 보도한 ‘[단독]검수완박 ’계곡사망‘과 무관…검사 안미현이 단순변사 종결’ 기사를 공유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대구서부지청에서 안 검사를 처음 만나 그 열정과 사명감을 눈여겨 봤다”고 개인적 인연을 소개하며 “강원랜드 사건을 둘러싸고 대검 지휘부에 있었던 나와는 불편한 상황이 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만, 여전히 훌륭한 검사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검찰수사를 통해 택시승객과 목격자가 미리 짜고 합의금을 받아내려는 공갈미수사건임을 다른 검사가 밝혀냈다”며 “그 검사실에 찾아가 석방되는 택시기사께 사과했고, 그 택시기사는 ‘억울함을 풀어준 다른 검사에 대한 고마움으로 나에 대한 원망은 없다’며 웃으며 집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분께는 지금도 죄송하게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좋은 시스템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검사는 2019년 6월30일 발생한 A씨의 사망사건을 수사지휘했으며 같은 해 10월19일 경찰의 의견대로 변사종결한 바 있다.
안 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곡살인사건 관련 경찰의 내사종결 의견에 대해 의견대로 내사종결할 것을 지휘했다”며 “나의 무능함으로 인해 피해자 분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이 묻힐 뻔했다”고 썼다.
안 검사는 이어 “피해자 분과 유족분들께 입이 열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을 뿐이다”고 거듭 사과했다.
하지만 검찰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어려운 구조적 결함이 있다는 취지의 논리를 펼쳤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검수완박은 불가하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안 검사는 “경찰이 변사사건 수사를 하고 나는 그 기록만 받아 보다보니(변사사건 단계라 검찰이 사건에 송치되기 전이어서 이 단계에서는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가 이뤄질 수 없었음)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서류에 매몰, 경찰의 내사종결 의견대로 처리하라는 어리석은 결정을 하고 말았다”고 해명했다.
안 검사는 “다행히 검수완박 전에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본다”고 판단한 뒤 “검찰이 경찰보다 유능하다는 것이 아니고, 경찰만이 아니라 검찰도 실체관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