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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2시간4분43초… 실력+코스+날씨 ‘찰떡 3박자’

입력 | 2022-04-18 03:00:00

[2022 서울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
1∼3위 바이-키테사-나시멘투… 세계 마라톤 주름잡는 철각들
페이스메이커 없이 기록 경쟁… 평탄한 ‘명품 코스’서 제 기량
바람 없는 최적 기온도 도우미




17일 열린 2022 서울마라톤 국제 남녀부에서 5개의 대회 최고기록이 쏟아진 원동력은 최고의 선수와 코스, 최적의 날씨 등 ‘3박자’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마라톤은 개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환경도 중요하다. 개최 도시의 코스와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아무리 훈련을 잘 소화한 선수라도 좋은 기록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마라톤 사무국은 2016년 작성된 국내 개최 대회 최고기록(2시간5분13초)을 깨기 위해 세계 최고의 건각들을 초청했다. 이날 2시간4분43초로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모시네트 게레메우 바이(30·에티오피아)는 2019 런던마라톤에서 2시간2분55초를 기록한 철각. 당시 남자 세계 최고기록(2시간1분39초) 보유자로 2시간2분37초를 기록한 엘리우드 킵초게(38·케냐)에 밀려 2위를 했지만 역대 남자 마라톤 랭킹 4위로 세계 마라톤의 복병으로 떠올랐다. 이날 2위를 한 헤르파사 네가사 키테사(29·에티오피아)도 2019년 두바이마라톤에서 2시간3분40초를 기록했다. 3위 다니에우 페레이라 두 나시멘투(24·브라질)는 개인 최고기록이 2시간6분11초로 다소 밀렸지만 이들과 경쟁하며 기록을 크게 단축했다. 2시간4분51초로 자신의 브라질기록은 물론 남미기록(2시간6분5초·1998년 호날두 다 코스타)까지 갈아 치운 것이다.

2시간2∼6분대의 아프리카 철각들은 이날 20km까지 20명이, 30km까지 9명이 함께 달리는 등 서로 자극제가 됐다. 특히 이번 대회는 30km나 35km까지 끌어주는 페이스메이커가 없었지만 1∼3위 3명이 41km를 넘을 때까지 경쟁하며 기록을 단축했다. 여자부에서도 2시간20∼23분대 선수들이 끝까지 경쟁하며 신기록을 작성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서울 도심을 달리는 서울마라톤 코스도 ‘최고’로 평가받는다. 남자 마라톤 한국 최고기록(2시간7분20초) 보유자 이봉주(52)는 현역 시절 “세계적으로 봐도 전혀 손색없는 코스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는 오르막이 없고 평탄하다”고 평가했다. 보스턴마라톤(2001년 우승) 등 세계적인 마라톤대회를 섭렵한 이봉주는 은퇴 직전인 2007년 서울마라톤에서 2시간8분4초로 우승했다.

날씨도 좋았다. 이날 출발할 때인 오전 7시 30분엔 기온이 8.6도였고 레이스를 마친 오전 9시 30분쯤엔 12도였다. 마라톤 레이스 최적의 기온은 9도다. ‘기록 단축의 최대 적’ 바람도 남서풍과 북동풍이 초속 1m 정도로 부는 등 거의 없었다.

서울마라톤은 2019년 세계육상연맹이 세계육상 문화유산으로 선정한 데 이어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라벨’로 인증한 ‘명품’ 대회다.


오세훈 시장-임대기 회장 등 격려

출발선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임대기 대한육상연맹 회장, 최재형 국회의원, 박원하 서울시체육회장,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이사 등이 참석해 선수들을 격려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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