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서울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 대회 최고기록 30초나 당긴 바이 우승-기록상금 합쳐 2억4000만원
에티오피아의 모시네트 게레메우 바이가 17일 서울 광화문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으로 골인하는 42.195km 레이스 국제 남자부에서 2시간4분43초를 기록하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바이는 2016년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오주한으로 개명)가 세운 대회 최고기록(2시간5분13초)을 30초 경신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에티오피아의 모시네트 게레메우 바이(30)는 2022 서울마라톤 결승선을 무덤덤한 표정으로 통과했다. 2시간4분43초로 1위. 대회 최고기록을 6년 만에 30초 앞당겼지만 바이는 숨 한번 헐떡이지 않았다.
바이의 평온한 숨소리는 수없이 흘린 땀방울의 결과였다. 바이는 “한국에 오기 전 에티오피아의 고산지대인 아디스아바바에서 훈련했다. 해발 평균이 약 2500m 정도 되는데 여기서 1주일에 180km를 뛰었다”고 말했다. 평지에서 생활하는 스포츠 선수도 10초 이상 뛰면 숨이 가빠지는 고산지대에서 휴식일인 일요일을 빼고 6일 동안 매일 30km씩을 달린 셈이다.
혹독한 훈련으로 무장한 바이도 유서 깊은 서울마라톤의 긴장감을 떨치긴 쉽지 않았다. 바이는 “어제는 대회 때문에 걱정이 돼 잠을 한숨도 못 잤다. 오늘 오전 5시 알람을 못 듣고 늦잠을 자는 바람에 빵 한 조각만 먹고 와서 급하게 뛰었다”며 웃었다. 이날 대회 우승 상금(10만 달러)과 기록 상금(10만 달러)을 합쳐 20만 달러(약 2억4000만 원)를 받은 바이는 ‘어디에 쓸 거냐’는 질문에 “일반 사람들처럼 쓰겠다”는 덤덤한 답이 돌아왔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