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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라톤 살아있음을 보여주겠다”

입력 | 2022-04-18 03:00:00

[2022 서울마라톤 겸 제92회 동아마라톤]
2시간11분43초 국내 2위 박민호
개인기록 1년 만에 2분이나 당겨
최경선은 부상 이기고 여자 1위




“오주한(34·청양군청)은 많은 업적을 이룬 선수지만 내년이면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2022 서울마라톤에서 개인 최고기록(2시간11분43초)으로 국내 남자부 2위를 한 박민호(23·코오롱)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박민호는 지난해 4월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세웠던 개인 최고기록(2시간13분43초)을 1년 만에 2분 앞당겼다. 국내와 케냐 이원화로 치러진 지난해 대회에서 2시간14분34초로 국내 남자부 우승을 한 데 이어 올해에는 개인 최고기록을 새로 쓰며 서울마라톤과 좋은 인연을 이어갔다.

박민호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아시아경기 출전권을 두고) 기록보다 순위 우선의 경기 운영을 하면서 페이스가 오히려 떨어졌다는 설명이다. 박민호는 “2시간10분 이내로 들어오는 것이 목표다. 한국 마라톤이 침체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전까지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2시간11분16초로 국내 남자부 1위를 한 오주한을 조만간 따라잡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2019년 10월 경주마라톤 이후 2년 6개월 만에 풀코스를 소화한 오주한은 “컨디션은 아주 좋다. 앞으로 훈련에 100%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2시간30분42초로 국내 여자부에서 우승한 최경선(30·제천시청)은 결승선을 통과하며 눈물을 쏟았다. 한국 기록 보유자인 김도연(29·삼성전자)에 3분49초 차이로 크게 앞서며 1위를 했지만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던 2020년 3월 무릎을 다친 뒤 달리기 자체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겨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탓이다. 최경선은 “오늘 대회를 스스로 복귀전이라고 생각했는데 국내 여자부 우승을 하게 돼 다시 태어난 날 같아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컨디션이 70%가량 올라왔는데, 남은 기간 몸을 완벽히 회복해 항저우 아시아경기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고 다짐했다.

대한육상연맹은 이달 말까지 나온 기록과 메달 획득 가능성 등으로 항저우 아시아경기 국가대표를 선발한다. 오주한과 박민호, 최경선은 올 시즌 각 부문에서 기록이 좋아 대표티켓을 사실상 획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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