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냉동창고 공사장 조사 결과 내장재 타면서 축적된 가연성 가스 소방관 진입때 순식간에 폭발한 듯
경기 평택시 청북읍의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현장에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평택=뉴스1
올해 1월 경기 평택시 냉동창고 신축 공사장 화재 당시 잔불 정리를 하던 소방관 3명이 순직한 것은 가연성 내장재(샌드위치 패널)로 인해 가스가 순간적으로 폭발했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소방청은 17일 이런 내용이 담긴 민관합동중앙조사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화재 현장 2층에서 내장재인 우레탄폼 등이 장시간 연소하면서 발생한 가연성 가스가 축적돼 있다가 (순직 소방관들이 진입했을 당시) 순간적으로 폭발이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때) 순직대원들에게 패닉이 발생해 고립되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폭발 원인 규명을 위해 국립소방연구원과 함께 대형 물류창고 화재 상황 재현 실험을 했다. 그 결과 1층의 불길이 줄어들었더라도 2층에선 순차적으로 불길이 강해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다만 조사단은 “이번 실험은 매우 보기 힘든 사례”라고 말했다.
소방청은 사고 대책의 일환으로 지휘관 자격 인증 과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번 사고처럼 기존 이론으로는 예측할 수 없는 화재 상황이 늘 것으로 보고, 현장 지휘관의 능력을 기른다는 취지에서다. 현재 전국에 3곳에 불과한 지휘역량강화센터를 9곳으로 늘리고, 자격 인증을 받은 소방대원을 우선적으로 지휘대장과 소방서장으로 임명하기로 했다. 또 대형 화재가 많았던 냉동창고 등에 착공일부터 사용 승인일까지 소방안전관리자 배치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이흥교 소방청장은 “더 이상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소방 대응기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